용인시 26개 단체 반도체산단 이전반대 기자회견…대통령 수습 촉구

안호영·윤준병 의원 SNS 발언으로 논란 재점화
이동·남사읍 이장협 등 20일 이후 추가 항의 예고

용인시 이동·남사 기관단체가 최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용인시 이동·남사 기관단체가 최근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용인지역 시민·직능단체들의 항의 기자회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이전 검토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여권 일부 인사들의 이전 관련 발언이 계속되면서 지역 사회의 혼선과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19일 용인시학원연합회, 수지·기흥구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최근 관내 26개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논란에 대해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와 관계 장관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단체별 항의 움직임은 이어졌다. 지난 7일에는 용인미래걷기운동본부와 여성단체연합, 아파트연합회가, 8일에는 처인시민연대가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반도체 산단 이전 주장 철회와 사업의 정상 추진을 요구했다. 12일에는 한국자영업자노동조합 처인구지회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반도체 국가산단의 차질 없는 추진을 확인하고,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에는 이동·남사읍 이장협의회가, 16일에는 용인시청소년지도위원연합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국가 사업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며 이전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8일 “클러스터 대상 기업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역 사회는 정부 해명과 달리 여권 인사들의 발언이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최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여 성향 인사들과 함께 용인 반도체 산단의 전북 이전 논의를 했다고 공개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관련 논의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논란이 재점화됐다.

'산단 이전' 강력반대를 위한 용인시 범시민연대가 최근 시청 브리핑룸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강력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산단 이전' 강력반대를 위한 용인시 범시민연대가 최근 시청 브리핑룸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강력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역 단체들은 이런 발언이 정부 공식 해명과 배치된다고 지적한다. 이경호 용인시학원연합회장은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은 110만 용인시민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며 “시민 서명운동 등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8일 용인범시민운동연합 경강선추진위원회, 19일 농업인단체협의회와 대한노인회 처인구지회 등이 추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는 20일 이후에도 주민자치연합회와 장학회 등 복수 단체가 반대 성명에 나설 예정이다.

지역 사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지역 갈등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정책의 신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반도체 국가산단의 정상 추진을 공식적으로 천명하지 않는 한, 이전 논란과 정책 혼선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산단 조성은 이미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진척됐고, 기업들도 용인에서의 생산을 전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혼선이 계속되는 것은 대통령의 명확한 정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하지 않으면 혼란은 더 커지고 시민 반발도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