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가 정부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포함된 '노동자성 추정 원칙' 도입에 반대하며, 해당 조항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노동자성 추정'은 노동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소상공인을 잠재적 범법자로 몰아넣고, 경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독소조항”이라며 “사회적 대화를 바탕으로 한 충분한 숙의 없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해당 조항이 계약의 실질과 무관하게 노동자성을 우선 추정하고, 이를 부인할 입증 책임을 소상공인에게 전가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법률 대응 여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소송 부담과 비용을 안겨 결국 소송 남발과 경영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초단기 아르바이트, 실적 수당 계약, 가족 경영 등 소상공인 업종 특유의 유연한 고용 구조를 무시한 획일적 규제라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현장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기준은 소상공인의 고용 의지를 꺾고 '나 홀로 경영'을 확산시켜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리운전 업계를 대표적인 피해 사례로 들었다. 연합회는 “이미 고용·산재보험 의무화로 이익률이 35%에 불과한 상황에서, 노동자성 추정이 적용될 경우 4대보험과 퇴직금, 주휴수당, 야간연장수당까지 부담해야 해 사용자 비용이 최소 34배 이상 증가한다”며 “영세 사업자의 줄폐업으로 이어져 대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회는 플랫폼 종사자와 특수고용직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부담이 소상공인의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자 보호 확대와 함께 소상공인이 지급 여력을 가질 수 있도록 경영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회는 “정부와 정치권은 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성급한 입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현장과의 소통에 먼저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