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찾은 경기 고양특례시 시장실 한쪽 벽면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는 도시 전역의 정보가 끊임없이 갱신되고 있다. 기상 변화와 재난 지표, 교통 흐름, 주요 행정 데이터 등이 한 화면에 모인다. 보고를 위해 잠시 켜는 화면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상시로 도시의 현재가 펼쳐진다.
이 디지털 정책플랫폼은 민선8기인 2023년 하반기 구축됐다. 고양시가 군사시설 보호구역과 개발 제한, 환경 규제 등 복합적인 제약 속에서 안전·교통·민원 관리 부담을 상시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도시라는 점이 분명해지던 시점이다. 도시 구조 자체가 행정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는 상황 속, 시장 판단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동했다.
이동환 시장은 행정 방식부터 바꿨다. 실무 부서나 통합관제센터에 머무는 시스템이 아니라, 시장이 머무는 공간으로 데이터를 끌어올렸다. 보고를 기다리는 대신, 시장이 직접 도시 상황을 확인하고 판단하는 구조다. 결정권과 책임을 동시에 지겠다는 선택으로 읽힌다.
플랫폼의 중심에는 '안전'이 놓여 있다. 기상 변화와 재난 정보, 교통 상황은 실시간에 가깝게 집계된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되던 정보는 지도와 그래프로 시각화돼, 변화의 흐름이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문제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징후를 먼저 읽고 대비하는 구조다.
이 같은 안전 중심 접근은 재난 분야에만 머물지 않는다. 출산과 보육 정책에서도 같은 방향성이 이어진다. 인구 변화와 생활권 데이터를 함께 살피며, 아이를 낳고 키우는 환경을 교통·주거·이동 안전과 연결해 바라본다. 출산을 복지 정책 하나로 분리하지 않고, 시민 삶의 안전망 전체 속에서 다루는 방식이다.
교통 정책도 마찬가지다. 도로 확충이나 혼잡 해소에 앞서, 시민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불편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시장실 화면에 교통 데이터가 상시 떠 있는 이유다. 현안을 보고받는 대신, 변화의 추이를 직접 확인하는 행정이 일상화돼 있다.
시 내부에서는 '규제가 많을수록 시장 판단은 더 빠르고 정밀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시장실에 설치된 디지털 정책플랫폼은 이 원칙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안전을 특정 부서의 과제가 아니라, 시장이 매일 직접 확인하고 결정하는 시정의 기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시장실을 나서는 순간에도 화면은 멈추지 않고, 도시의 흐름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한다.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둔 행정은 선언이 아니라, 매일 작동하는 구조로 구현한다. 이동환 시장의 '시장실 행정'은 복잡한 도시 조건 속에서 고양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동환 시장은 “시민 안전은 보고서로 관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시장이 매일 직접 확인하고 판단해야 할 책임”이라며 “재난이든 교통이든 출산 환경이든, 도시의 위험 신호를 먼저 읽고 움직이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양=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