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총 45개 제품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다고 29일 밝혔다. 2024년 29개에 비해 55% 이상 증가했다. 혁신의료기기 제도가 의료기기 연구개발(R&D) 현장에 안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의료기기는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기존 의료기기나 치료법 대비 안전성·유효성을 현저히 개선해 식약처장 지정을 받은 의료기기를 말한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의료기기 허가·심사 특례와 보건복지부 통합심사 등으로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의료기기가 두드러졌다. AI 기반 혁신의료기기는 2024년 15개 지정에서 지난해 25개로 증가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가 처음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딥노이드의 'M4CXR'는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한 뒤 42종 흉부 질환에 대해 판독 소견서 초안을 자동 생성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진단 결정을 보조한다.

딥클루가 개발한 허혈성 뇌혈관 질환 환자 대상 혈관재개통 치료 필요 환자 선별 소프트웨어(SW)도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의료기기의 국산화를 이끌 혁신의료기기도 등장했다. 지브레인의 진동용 뇌 전기자극 장치는 조기 파킨슨병 치료 목적으로 대뇌피질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뇌 전기자극 장치는 뇌 심부에 삽입하는 형태로 수입 제품만 유통되고 있다.

현재 제조나 수입이 전무한 전기장 암 치료 기술 활용 췌장암 치료기기는 필드큐어가 개발해 지난해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받았다.
혁신의료기기는 지난 2020년 5월 제도 시행 후 누적 133개를 기록했다. 식약처는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가 산업계에 점차 안착하고 기업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총 62개 제품이 실제 허가와 시장 진입을 달성했다.
식약처는 혁신의료기기 지정 희망 기업이 제출할 수 있는 평가 자료 범위를 확대하고, 제품별 기술 특성에 따른 맞춤형 평가 기준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를 정비했다. 식약처는 허가 단계에서 안전성·유효성을 엄정하게 검증하는 원칙은 유지고, 혁신의료기기가 시장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개발 단계부터의 맞춤형 상담과 기술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남희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장은 “혁신의료기기 지정 제도로 의료기기 산업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국민 건강 보호라는 목표를 균형 있게 달성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제도 운영 과정에서 현장 목소리를 지속 반영해 혁신의료기기가 신속히 제품화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