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국가 R&D 예산심의 돕는다…'예산심의 특화 AI' 본격 도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로고 / 과기정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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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심사에 인공지능(AI)을 본격 도입한다. 방대한 사업계획서 검토와 유사·중복 사업 분석, 회의록 작성 등을 AI가 지원하면서 국가 R&D 예산심의 체계를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 과정에 '예산심의 특화 AI'를 본격 활용한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국가 R&D 사업 수가 급격히 늘면서 예산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10년간 국가 R&D 사업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문위원과 예산심의 담당자들은 수만 장에 달하는 사업계획서와 기획보고서를 제한된 기간 안에 검토해야 했다. 1000개가 넘는 사업 간 유사·중복성을 분석하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다.

회의록 작성과 검토의견서 정리, 조정결과서 작성 등 반복 행정 업무 부담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문서 작업에 시간을 빼앗겨 정작 핵심인 정책성과 기술성 검토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예산심의 특화 AI를 개발했다. 업스테이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솔라(SOLAR)' 오픈모델을 기반으로 구축했으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에 참여했다.

예산심의 특화 AI는 대화형 질의 방식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 R&D 예산심의 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이다. 신규 사업과 기존 사업 간 유사·중복성을 맥락 기반으로 분석하고, 회의록 요약과 검토의견서·조정결과서 초안 작성 등을 지원한다.

예산심의 특화 AI에는 최근 5년간 축적된 약 5000개 국가 R&D 사업의 예산요구서와 기획보고서, 전문위원 검토의견서 등을 학습시켰다. 또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의 1243만건 연구성과 데이터와 API 연동도 추진했다.

복잡한 기술 용어 해설과 사업계획서 핵심 요약 기능도 제공한다. 전문위원 간 검토의견을 실시간 공유하고 공동 작성할 수 있는 협업 기능도 탑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AI 도입을 계기로 '페이퍼리스(Paperless)' 예산심의 환경 구축도 추진한다. 주요 자료를 AI 플랫폼 화면 중심으로 제공해 연간 수십만 장 규모 종이 사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축적될 고품질 예산심의 데이터를 활용해 기능과 적용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부처의 사업 기획 역량 강화, 다부처 협업 과제 발굴, 국가 R&D 투자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을 지원하겠다는 복안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 부처 가운데 선도적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추가 학습시켜 자체 업무에 특화된 AI를 도입한 사례”라며 “향후 각 부처의 R&D 사업 기획과 예산 요구 전반 과정까지 활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