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은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은 벽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우리는 이미 글을 쓰고, 분석하고, 요약하며, 예측과 설득까지 수행하는 AI 모델을 만들어 냈지만, 그 결과가 언제 옳은지는 보장할 수 없다. 이것은 어떤 정교한 프롬프팅으로도 가릴 수 없는 문제다.
생성형 AI가 기업 업무 전반에 스며들면서 논의의 초점도 바뀌었다. 이제 질문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정말 중요한 의사결정을 AI에 맡길 수 있는가”다. 계약서 검토, 타깃 고객 결정, 운영 시스템 코드 생성에서 '대체로 신뢰할 만하다'는 말은 곧 '전혀 신뢰할 수 없다'와 다르지 않다.
오늘날 거대언어모델(LLM)은 놀라울 만큼 뛰어나면서도 취약하다. 완벽한 답을 내놓다가도 표현이 조금만 달라지면 오답을 내놓고, 스스로의 불확실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는 AI가 '흥미로운 기술'을 넘어 '비즈니스 인프라'로 자리잡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핵심 장애물이다. 예측 불가능한 오류를 일으키고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지 판단하지 못하는 시스템에 기업 운영을 맡길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이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는 AI 모델들의 현실이다.
'신뢰할 수 있는 LLM'이 AI의 다음 시대를 정의해야 하는 이유다. 신뢰는 선언적 목표가 아니라, 실질적인 도입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기업은 데이터 투명성, 안전 장치, 환각 방지, 인간 개입 요청 시스템, 법규와 브랜드 가이드라인 준수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매출을 일으키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기업의 평판을 지켜야 하는 AI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이다.
차세대 AI 시장의 승자는 화려한 데모가 아닌, 복잡한 환경에서도 예측 가능하게 작동하는 모델을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계획과 점검, 오류 수정, 판단 근거 설명이 가능한 에이전트형 AI와 다층 안전장치, 구조적 신뢰성을 갖춘 기업만이 핵심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다. 이제 AI는 똑똑하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책임질 수 있는 AI라는 철학을 중심에 둔 시스템이 앞으로의 10년을 정의할 것이다.
신뢰의 격차를 메우려면, 단순히 모델의 규모를 키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검증 절차, 실시간 데이터기반 보완, 특정 산업의 규칙을 지키게 하는 도메인 제약, 투명한 의사결정 경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필요하다.
AI는 신뢰를 얻기 전까지 결코 인프라가 될 수 없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실행하는 조직이 차세대 기업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AI를 도입하는 기업이라면 이제 '신뢰'를 사후 보완이 아닌 최우선 요건으로 다뤄야 한다. 모델 제공업체에 데이터와 작동 방식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결과에 대한 감독 체계를 갖추며, 강건성 테스트에 투자해야 한다. 무엇보다 '오류는 반드시 생긴다'는 전제에서 출발해, 그 오류가 고객이나 운영 시스템까지 번지기 전에 잡아내도록 설계된 AI 아키텍처를 구축해야 한다.
AI의 미래는 가장 빠르게 혁신한 기업이 아니라, 가장 안전하게 혁신한 기업에 의해 정의될 것이다. 오늘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세운 기업이 내일의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치한 위 애피어 CEO·공동창립자 pr@appier.com
![[기고]신뢰할 수 있는 LLM이 AI의 다음 단계를 결정한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1/10/news-p.v1.20260110.ef5b67e69b204105b25ed075db673282_P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