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첫 과반노조 탄생…노사 관계 분수령

삼성전자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과반 노조' 체제에 돌입했다.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둘러싼 내부 불만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까지 겹치면서 '초격차' 경영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29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가입자는 6만2600명을 돌파하며 노조 측이 주장한 과반 노조 기준인 6만2500명을 넘어섰다.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하면 노조 권한은 막강해진다. 노사협의회를 대신해 독점 교섭 대표권을 갖게 되며, 근로자 대표 지위도 노조로 넘어간다. 사측에 성과급 산정 근거가 되는 재무 자료 열람을 요구할 수 있고, 임금피크제나 근무 제도 변경 등 취업규칙 수정 시 노조 동의가 필수적이다. 경영 파트너이자 견제 세력으로 부상하는 셈이다.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조합원은 지난해 9월만 해도 1만명대였다. 단기간에 노조 가입이 급증한 결정적 배경은 '성과급' 논란이다. 반도체(DS) 부문 실적 회복에도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처우 격차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대거 노조로 결집했다.

1월 현재 노조 측은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을 영업이익 20%로 바꾸고, 연봉 50%로 설정된 지급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투자 확대 그리고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당 주도로 입법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조는 힘을 더할 수 있다. 하청 근로자 원청 교섭 요구가 가능해지고 파업에 대한 사측 손해배상 청구가 사실상 무력화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사내에 사업부별 2025년도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공지했다.

매년 한 차례 지급되는 OPI는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을 경우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DS 부문 OPI 지급률은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사업부 공통으로 연봉의 47%다. 2024년 OPI 14%의 3배 이상이다.

SK하이닉스는 아직 초과이익분배금(PS)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실적과 배분 기준에 따르면 1인당 약 1억3600만원 지급이 유력하다.

다만, 정확한 과반 노조 성립 기준은 향후 검증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임직원 수는 12만9524명(기간제 근로자 599명 포함)으로, 일각에서는 과반 노조 지위 성립을 위해서는 약 6만4500명 이상 가입자 수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