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랫폼 규제를 주로 다룬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을 도입할 경우 다른 나라보다 우라나라 경제가 더 민감하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생산 감소 효과는 2조8000억원, 취업 감소는 3만3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29일 서울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산업발전포럼에서 온플법 등 플랫폼 규제에 대한 민감도는 한국이 유럽연합(EU), 일본보다 높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플랫폼 규제가 도입·강화될 경우 특정 국가가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 규모나 투자 속도, 투자 배정 경로에서 영향을 받는 정도를 '민감도'로 규정했다. 민감도 결정 요인으로는 △글로벌 플랫폼의 전략적 확장 거점 인식 수준 △규제 체계 불확실성 △가변형 투자 비중을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이 일본, EU 등 주요국보다 민감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한국은 (글로벌 플랫폼의) 전략적 확장 거점으로 인식되는데다, 규제는 상당히 불확실하고, 대부분 가변성 높은 투자를 했다”면서 “규제가 들어오면 투자가 언제든 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한국이 방송·드라마, 음악, 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가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사례를 예시로 들었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이 언제든 투자를 조정할 수 있는 '가변형 투자'다. 대부분 고정장기형 인프라 투자에 집중된 일본이나 EU와 달리 투자가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한국은 콘텐츠 제작과 마케팅, 기능 실험 등 가변성 높은 투자 비중이 크다”면서 “(플랫폼) 규제 변화 시 (글로벌 플랫폼이) 신규 약정을 축소하거나 증설 속도 조정 등 투자 경로 재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국은 특히 네이버, 카카오 같은 토종 플랫폼이 경쟁력을 보인다는 점에서 온플법 같은 규제 시 국내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영상이나 사용자생성콘텐츠(UGC)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겼으나 검색, 메신저 등 분야에서는 토종 플랫폼이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에서 추진하는 온플법 도입 시 플랫폼에서 유발되는 생산 감소는 2조8000억원, 취업유발 감소는 3만3000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 시 플랫폼의 매출 감소로 인한 생산 감소 효과가 1조4000억~2조8000억원, 취업유발 감소 효과는 1만6500~3만3000명으로 추정했다. 2021년 당시보다 훨씬 더 커진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하면 파급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온플법을 도입하면서 중소 입점업체나 영세상인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유 교수는 영세·신규업체의 성장 기회 상실에 따른 거래액 감소를 13조4000억원, 영세·신규업체 성장 기회 상실에 따른 생산 감소를 18조1000억원, 고용 감소를 22만명으로 분석했다.
유 교수는 “영세 소상공인일수록 입점 제한으로 인한 피해는 더 크다”면서 “경제적 약자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규제”라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