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보다 우리가 먼저 파산”…중기부, 소상공인 지원 대책 추가 검토

홈플러스 폐점 발표가 잇따르면서 매장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의 경영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대출 한도·보증 구조·원상복구 비용 문제 등으로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는 닿지 않는다는 호소가 쏟아졌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서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마포 드림스퀘어에서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첫 만남 이후 두 번째다. 영업을 중단했거나 중단 계획을 발표한 홈플러스 점포가 17개로 늘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한 데 따라 마련된 자리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홈플러스입점점주협의회 의견을 듣고 있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홈플러스입점점주협의회 의견을 듣고 있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는 올해 홈플러스 입점 상인을 대상으로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을 전면 확대했다. 폐업·폐업 예정자에 한정됐던 조건도 완화했다. 대출 금리도 2.96%의 최저 기준금리를 적용했다. 철거비 지원 한도는 기존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상향했다.

하지만 이날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들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금융 장벽'이 여전히 높다고 호소했다. 홈플러스입점점주협의회 측은 “정부가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현장에서는 기존 대출 한도가 꽉 찼다는 이유로 거절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면서 “긴급 자금인 만큼 기존 대출 한도와 별개로 취급하거나 한도를 일시적으로 증액해주는 유연성이 절실하다”고 강했다.

'원상복구 비용'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폐점 시 홈플러스에 지급해야 하는 인테리어 원상복구 비용이 많이 들어 폐업하고 싶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는 점주들이 많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병국 홈플러스입점점주협의회 회장은 “홈플러스 보다 우리가 먼저 파산하겠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홈플러스 측 사정으로 문을 닫는데 왜 임차인이 복구 비용을 떠안아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서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마포 드림스퀘어에서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9일 서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마포 드림스퀘어에서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은행을 거치지 않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직접 대출' 필요성도 강력히 제안했다. 특히 2000만~3000만원 수준 긴급 생계비를 공단이 직접 대출 주는 방식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병권 중기부 제 2차관은 “사모펀드가 (홈플러스 경영을 맡아) 무책임하게 이득만 생각하다 보니 소상공인들 피해가 커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최대한 입점 상인들의 의견을 받아서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법원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추가 폐점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회생 성패와 무관하게 구조조정이 장기화하면 입점 소상공인의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