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스테이지가 포털 '다음' 인수를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업스테이지와 카카오는 29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다음 운영사 AXZ 인수 목적의 주식교환 거래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승인했다.
양사는 지난해 연말부터 업스테이지의 다음 인수 관련 논의를 거듭해왔다. 이번 협약 체결은 인수를 위한 지분·인력 등 협상 쟁점에 대한 양측 이견이 조율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적용할 수 있는 응용서비스 확보 차원으로 다음 인수를 검토해왔다. 티스토리·다음카페 등 수십년간 축적된 다음 서비스의 데이터를 비식별화해 AI 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인수 시 강점이다.
국가대표 AI 선발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수행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독자 AI 모델 확산 전략과 이행이 중요 평가항목 중 하나다.
업스테이지가 다음을 인수하면 마키나락스·뷰노·핀다·한국전자기술연구원 등 컨소시엄사와 협력해 제조·의료·금융·공공 등 AX(AI 전환)는 물론, 포털 서비스를 통한 AX도 새롭게 추진할 수 있다.
또 AI 검색 시장 진출이 용이해진다. 업스테이지가 AXZ를 인수하면 네이버 'AI 브리핑'과 구글 'AI 모드 검색'처럼 다음도 솔라 기반 AI 검색 서비스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 가능하다.
특히 업스테이지가 기업 규모를 단기간에 키워 기업가치 1조원 규모 유니콘 기업으로 빠르게 등극할 수 있다. 이르면 하반기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에도 호재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비핵심 계열사 정리와 동시에 상생의 기회다. 기술 경쟁력이 있는 스타트업 지분을 확보, 무한 AI 경쟁에서 우군을 추가 확보하게 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취임 이후 AI·카카오톡을 핵심 사업으로 지목하고 이외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다. 카카오 계열사 수는 한 때 147개까지 치솟았다. 이달 기준 94개로 줄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계열사를 약 80개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다음은 11년여 만에 카카오에서 분리된다.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흡수 합병한 바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자회사 '다음준비신설법인(현재 AXZ)'을 설립하고 12월 AXZ에 포털 다음 서비스를 양도하는 등 분리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업스테이지와 매각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스테이지의 다음 인수는 카카오와 포괄적 지분 맞교환 방식이 유력하다. 업스테이지가 AXZ 지분 100%를 확보하고 카카오가 업스테이지 지분을 일부 확보하는 형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의 AI 기술과 전국민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다음이 결합할 경우 더 많은 이용자들이 AI를 손쉽고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일 AXZ 대표는 “양사 시너지로 새로운 AI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