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모회사 쿠팡Inc가 미국 워싱턴 정가에 대한 로비 지출을 전년 대비 30%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돼 온 '무차별 로비' 주장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28일 미국 로비 추적 사이트 오픈시크릿과 미 의회 로비공개법(LDA) 자료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미국 로비 지출액은 227만 달러(약 32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31만 달러 대비 약 30% 감소한 수치다. 분기별로는 1~2분기 110만 달러, 3분기 59만 달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4분기에도 58만 달러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말 국회에서 “쿠팡이 미국 로비로 규제 회피를 시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시기에도 로비 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치권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전체 로비 시장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연방 로비 지출은 45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5년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메타, GM, 아마존, 구글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로비 금액은 쿠팡의 최대 10배 이상에 달한다.
그럼에도 미국 정치권과 산업계 일각에서는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 조사를 '차별'로 인식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정부는 관세청,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10개 이상 부처에서 수백 명의 인력을 투입해 쿠팡을 조사 중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로비 지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의 문제 제기를 쿠팡의 로비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며 “한국의 규제 환경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인식되는 흐름 속에서 제기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