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김남균)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한국형 시험인증 시스템을 공급한다.
KERI는 미국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CEC)가 주관하는 400만달러(약 56억원) 규모의 '차지 야드(Charge Yard)'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KERI를 포함해 미국 비영리 기관 Cal EPIC과 국제전기차충전기술협의체(CharIN)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에 성공했다.
차지 야드는 전기차와 충전기 사이 호환성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특정 충전기에서 충전이 안 되거나 중단되는 '상호운용성'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CEC가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하고자 상시 검증 센터 구축 사업을 발주했다.
KERI 연합팀은 유럽 등 세계 유수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이번 사업을 따냈다. 여기에는 KERI가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안산분원에 개소한 '글로벌 상호운용성 시험 센터(GiOTEC)'의 운영 노하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CEC의 모빌리티 분야 전 위원장인 패티 모나한도 KERI를 직접 방문해 GiOTEC 구축 준비 과정을 지켜보며 시험인증 역량을 높이 평가한 바 있다. KERI와 Cal EPIC이 모두 비영리 기관으로서 시험 결과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서우현 KERI 지능형에너지시험실장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리나라 기후에너지환경부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CEC의 다양한 추진 정책을 차지 야드가 지원할 예정이며 특히 양방향 충전(V2G) 등 충전 신기술 상호운용성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KERI가 차지 야드의 상호운용성 및 적합성 평가 기술을 총괄하게 되는 만큼 국내 제조사의 북미 수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은 약 1년의 준비를 거쳐 캘리포니아주 세크라멘토 지역에 제2의 상호운용성 시험센터를 개소한다. 이 센터는 KERI 안산분원 GiOTEC 시스템을 근간으로 운영 프로세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센터가 구축되면 일정 기준을 통과한 제조사는 자사 전기차나 충전기를 상시 배치해두고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과 자유롭게 호환성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충전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국제 표준을 선도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한국과 미국의 시험 조건이 동일해지면서 기업들이 굳이 미국에 가지 않고도 KERI에서 미리 현지 기준에 맞춘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남균 원장은 “전기차 충전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제조사 간 표준 해석 차이로 인한 호환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 수주 성과는 KERI의 시험 평가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한 결과이자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데 든든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