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 성능 개선 기술 개발

이현욱 UNIST 교수팀…전극에 비스무트 코팅

이현욱 교수(왼쪽)와 비티야 무랄리다란 연구원
이현욱 교수(왼쪽)와 비티야 무랄리다란 연구원

폭발 위험이 없고 저렴한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의 성능을 크게 개선한 기술이 나왔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처럼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시설에 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비상 전력 공급원이 될 전망이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은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 전극 표면에 비스무트(Bi)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전지 내 크롬 반응 속도를 10배 이상 높이고, 동시에 기생 부반응을 억제해 전지 에너지 효율을 개선했다고 2일 밝혔다.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는 전기 저장물질인 철과 크롬이 녹아 있는 수용액을 별도 탱크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전극으로 흘려보내 충·방전하는 차세대 전지다. 휘발성 전해질 대신 물을 사용해 폭발 위험이 낮고, 비교적 저렴한 철과 크롬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금속 기반 레독스 흐름전지보다 원가 경쟁력도 높다.

문제는 크롬의 낮은 반응성과 부반응이다. 크롬의 반응이 낮은 탓에 더 높은 전압을 걸어 전지를 충전해야 하고, 수소 생산 부반응으로 인해 충전 시 저장해야 할 전자를 부반응에 소모한다.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꺼내 쓸 수 있는 저장 에너지 비율이 낮아진다.

비스무트의 크롬 반응 속도 향상과 부반응 억제 효과
비스무트의 크롬 반응 속도 향상과 부반응 억제 효과

이 교수팀은 전극에 비스무트를 코팅해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비스무트가 크롬의 산화·환원 반응은 촉진하고 수소 발생 반응은 억제하는 '선택적 반응 조절자' 역할을 한 덕분이다.

실제 실험 결과, 비스무트를 코팅한 전지는 500회 이상 충·방전에도 에너지 효율을 평균 75.22% 수준으로 유지했다. 코팅 전극의 크롬 반응 속도는 기존 전극보다 약 10배 증가했다. 수소 발생 부반응도 크게 줄어, 충전 시 투입된 전자가 실제 반응에 사용되는 비율인 쿨롱 효율도 99.29%에 달했다.

기존 비코팅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는 수백 회 충·방전 후에는 효율이 40%대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현욱 교수는 “철-크롬 흐름전지의 상용화를 가로막던 낮은 반응성과 부반응 문제를 전극 코팅이라는 간단한 공정으로 해결했다”며 “데이터센터 등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대용량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