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방향이 성능 3배 높인다”…GIST,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 효율 높인 광전극 개발

펄스 레이저 증착법을 이용한 결정학적 배향이 제어된 고효율 BiVO4 광전극 제작 모식도.
펄스 레이저 증착법을 이용한 결정학적 배향이 제어된 고효율 BiVO4 광전극 제작 모식도.

국내 연구진이 같은 광전극 소재라도 결정이 배열된 방향에 따라 반응 성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새로운 접근법으로 밝혀내고, 태양에너지 기반 화학원료 전환 기술의 새로운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

향후 태양에너지 기반 친환경 화학원료 생산 기술, 나아가 폐기물 자원화 및 탄소 저감형 화학 공정의 실용화 가능성을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상한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광전극을 이루는 물질의 결정이 배열된 방향(결정학적 배향)을 정밀하게 제어한 비스무스 바나데이트(BiVO4) 기반 광전극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글리세롤을 산화하는 반응의 효율과 고부가가치 화합물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글리세롤은 바이오디젤 제조 과정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부산물로, 이를 효율적으로 산화하면 화장품·의약·화학 산업에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다.

연구팀은 결정이 한 방향으로 균일하게 정렬된 단결정 기판 위에 펄스 레이저 증착법(PLD)을 적용해 서로 다른 결정학적 배향을 갖는 비스무스 BiVO4 박막 광전극을 정밀하게 제작했다. 이후 동일한 조건에서 광전기화학적 성능과 글리세롤 산화 반응 특성을 비교·분석했다.

왼쪽부터 이상한 교수, 이민주 석사과정생, 황준범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이상한 교수, 이민주 석사과정생, 황준범 박사과정생.

그 결과 결정이 특정 방향으로 정렬된 비스무스 BiVO4 광전극은, 다른 방향의 광전극에 비해 전하 전달 효율이 크게 향상됐으며, 실제 글리세롤 산화 반응에서도 뚜렷한 성능 차이를 보였다. 이는 광전극 내부에서 생성된 전자와 정공이 반응에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되었음을 의미하며, 같은 물질이라도 결정이 배열된 방향에 따라 반응 성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광전극의 화학 조성이나 복잡한 구조를 변경하지 않고도, 오직 결정학적 배향이라는 근본적인 설계 요소만으로 광전기화학 반응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이상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전극의 결정학적 배향에 따라 광전기화학적 글리세롤 산화 성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세계 최초로 체계적으로 규명한 사례”라며,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전환하는 태양에너지 기반 기술의 새로운 설계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