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가 부실기업 퇴출 강화와 거래시간 확대, 모험자본 활성화를 축으로 한 자본시장 개편에 속도를 낸다. 거래소는 시장 신뢰 회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한국 자본시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경쟁은 거래소 간에 이미 상당히 심화되고 있다”라며 “글로벌 추세에 비춰서 국내 대체 거래소간의 동등한 경쟁 환경 조성 위해서 거래시간 연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거래소가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투자자인데,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투자기회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거래소의 역할”이라며 “거래시간 연장을 통해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겼다는 것에서 추가적인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본시장 대도약'을 위한 4대 핵심 전략으로는 △자본시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생산적 금융 전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오는 6월 29일을 목표로 주식시장 프리·애프터 마켓을 개설해 출퇴근 시간대 거래를 활성화한다.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파생상품 시장의 24시간 거래 확대와 함께 주식 결제주기 단축, 영문공시 의무 조기 시행 등을 통해 MSCI 선진지수 편입 노력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정부의 '부실기업 퇴출' 기조에 맞춰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한다.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상장폐지 요건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심사 조직과 인력을 보강해 한계기업을 신속히 시장에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 금융당국과의 합동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시장감시 시스템 고도화도 병행한다.
혁신기업 육성을 위한 '생산적 금융' 전환에도 힘을 싣는다. AI 등 첨단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상장을 촉진하고, 기술기업 상장 심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인다. 비상장·혁신기업의 성장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신속히 지원하고 코스닥 기업 분석보고서 확대와 비상장기업 인큐베이팅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코스닥 본부의 조직·인력 전문성과 독립성 제고,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거래소 업무 전반에 AI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데이터·인덱스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한다. 해외에서만 거래되던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위클리 옵션과 배출권 선물 등 신상품 상장도 추진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한다.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대도약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다”라며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의 선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