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은기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 “AI혁명 시대 '곱하기 경영'은 새 패러다임”

[인터뷰] 윤은기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 “AI혁명 시대 '곱하기 경영'은 새 패러다임”

“'X경영'은 AI혁명 시대의 신경영이다. 곱하기 경영을 통해 초(超)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초(超)리스크 관리는 필수이고, X경영을 잘하기 위해선 폴래매스형 리더가 꼭 필요하다. 곱하기 경영의 파트너는 나눔(÷) 경영이며 곱하기 경영으로 얻은 성과와 이익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시테크 박사' '협업 전도사'로 유명한 윤은기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이 최근 40년 넘게 강의해오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서 'X경영'을 발간했다. 윤 회장은 대학에서 심리학 학사와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받고 중앙공무원교육원장,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서울시 공무원면책심의위원장, 한국협업진흥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공공과 민간, 학계와 현장을 넘나드는 실천형 교육 경영 리더십을 펼쳐왔다. 윤 회장을 만나 저서 'X경영' 이야기와 인생철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X경영'이란 책을 썼는데 왜 'X'에 관심을 갖게 됐나.

△지금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온통 X다. DX, AX, eXchange, eXperience, eXpress, OX, X레이, X밴드, XX XY 등 지금 세상을 이끄는 일론 머스크도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이름을 X로 바꿨고 스타링크X, 뉴럴링크X 등 모두 X를 붙이고 있다. 심지어는 욕도 'X새끼'로 표시한다. 지금은 X 홍수 시대다.

-그중에서 어떤 'X'가 중요한가.

△수많은 X 중에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찾아보았다. 우선 X는 곱하기 부호다. 또 컬래버 부호다. 대변혁 시대이기 때문에 eXchange 를 X로 표기한다.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한데 미래프로젝트 앞에는 X를 붙인다. 이렇게 우선순위가 높은 X를 모아서 'X경영'이라는 책을 완성했다.

-X경영은 지금까지 경영과 어떻게 다른가.

△한마디로 '더하기 경영'에서 '곱하기 경영'으로 차원이 바뀐 거다. 단기간에 초성과가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거부가 되려면 3대는 모아야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세계 일등 부자 일론 머스크는 당대에 창업해서 초거부가 됐다. 곱하기 경영 덕분이다. 10을 세 번 더하면 30이지만 세 번 곱하면 1,000이 된다. 곱하기 경영이 가능해진 것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첨단기술 사용과 무한협업에 있다. 협업 부호가 왜 'X'인지 간파해야 한다. 지금 세계 100대 부호 명단을 보면 전통기업 경영자는 밀려나고 대부분 빅테크 창업자다. 우리나라도 네이버, 카카오 등이 곱하기 경영으로 급성장했다.

이번에 나온 'X경영'은 AI와 초협업으로 곱하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핵심인데 곱하기를 잘못하면 초리스크를 초래한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곱하기 영(零)을 하면 단 한 번에 모든 게 영이 된다. 더구나 곱하기 마이너스를 하면 초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곱하기 본질이고 숙명이다. X경영 시대에는 양 날개를 잘 관리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초성과를 낼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초리스크를 막을 수 있는가. 나에게 닥칠 초리스크 요인을 365일 24시간 정밀 레이더로 감시하듯 살펴야 한다. 기술적 리스크, 윤리적 리스크, 법률적 리스크, 안전사고 리스크, 노사관계 리스크, 정보보호 리스크, 테러 리스크, 정치리스크, 금융리스크. 국제관계 리스크 등 수많은 리스크가 존재한다.

초리스크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요즘 연예인, 스포츠 스타, 정치인 등이 단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도 이런 현상이다.

윤은기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의 저서 'X경영'
윤은기 한국협업발전포럼 회장의 저서 'X경영'

-X경영을 잘하려면 폴리매스형 리더가 되라고 하는데.

△폴리매스(Polymath)는 원래 사전적 의미는 '박식한 사람'이다.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잘 아는 사람이다. 저는 이것을 21세기형 폴리매스 리더로 재정의했다. 첫째, 여러 분야를 잘 알고 이를 연결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리더. 둘째, 여러 분야 전문가를 모아서 이들이 협업을 통해 초성과를 내게 하는 리더다.

지금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 창업자들은 모두 폴리매스형 CEO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젠슨 황을 보면 한 분야의 전문가 출신이 아니다. 모두 21세기 다빈치이다. 소통과 협업을 잘하려면 여러 분야를 알아야 한다. 예전에는 한 우물을 파야 성공했지만 지금은 그 우물에 빠져 죽는 세상이다. 이걸 전문가의 저주라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헛소리다. 지금은 6개월이면 강산이 변한다. 기술이 변하고 상품과 서비스가 변하고 생태계가 변한다. 계속 변화와 싸워 나가야 한다.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뿐이다”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 내가 익힌 것을 고집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30년, 50년 쌓아 올린 것보다 3~5년 성과가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 생각 속도를 더하기 경영에서 곱하기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얼마나 지속될까.

△지금 '제4차 산업혁명' 용어는 미디어에서 거의 사라졌다. 이미 끝자락이다. 산업혁명은 200년가량 지속했고 제3의 물결인 정보화 사회는 1980년 시작돼 30년을, 제4차 산업혁명은 15년 정도였다. 다보스포럼 의장인 클라우스 슈밥이 2016도에 이 용어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런 현상은 2010년께 시작됐다. 2016년부터는 제4차 산업혁명 이후의 신문명이다. AI 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저는 이 신문명이 약 5~7년쯤 갈 것으로 본다. 신문명 사이클은 자꾸 단축되고 있다. 지금부터 5년이 기업 운명뿐만 아니라 개인 운명도 나라 운명도 새롭게 바꿀 거다. 우리에게는 거대한 기회며 동시에 초리스크다. AI가 운명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결국 사람이 운명을 결정한다. 특히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거다. 저는 AI혁명 시대를 'X혁명 시대'라고 부르고 있다. X의 또 다른 뜻은 미래프로젝트 그리고 미지수다.

-오랫동안 명강사 소리를 들어오셨는데 강의한 지는 얼마나 됐나.

△올해가 43년째다. 김형석 교수를 빼면 가장 오래 한 사람이다. 1983년부터 강의를 시작해서 대학교 강단, 기업체 교육, 사회교육, 공무원 교육까지 교육의 모든 사이클을 다 돌았다. 강의하려면 먼저 공부를 해야 하고 남보다 더 깊고 넓게 알아야 한다. 평생 강의를 해 왔으니 첫 번째 수혜자는 열심히 공부한 저 자신이다.

-명강사 비결은 뭔가.

△대학교수는 학생들이 교수 수업을 따라가지만, 사회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는 맞춤형 강의다. 강사를 초청할 때 목적이 있다. 더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만족시킬 수가 있다. 또 한 가지는 남에게 들을 수없는 강의를 해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한 학자들의 이론을 중계방송하듯이 하면 굳이 초청할 필요가 없다. 저는 시테크나 매력 경영 그리고 협업 등 늘 한발 앞선 주제를 발굴하고 독창적으로 강의해 왔다.

-특히 '시테크'는 우리 사회에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별명도 '시테크 박사'였고.

△1992년에 쓴 책인데 초베스트셀러였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공공기관 심지어 청와대와 국가정보기관에서도 초청 강의를 했다. 그전까지는 시간 관리가 “촌음을 아껴 쓰라” “시간이 금이다” 등 근면·성실을 강조한 자기관리 관점이었다. 저는 이것을 정보화 사회의 새로운 관점으로 바꿨다. 먼저 '고객의 시간'을 파고들었다. 고객을 좋은 품질, 저렴한 가격뿐만 아니라 신속한 서비스를 원하고 여기에 기꺼이 돈을 낸다. KTX가 돈을 더 받는 것은 좌석 편이성 때문이 아니라 스피드를 통해 고객에게 시간을 돌려주기 때문이다. 퀵서비스 로켓배송 등도 모두 '시간 비즈니스'인데 이것을 예측한 거다. '규모의 경제'에서 '속도의 경제'로 전환돼야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1년 걸려서 완공할 건축물을 하자 없이 10개월에 완공할 수 있다면 2개월 치 금융비용, 인건비 등 모든 비용이 절감되는 거다. 근로 시간을 연장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관행을 뒤집었다. 경쟁사보다 한발 빨라야 선수(先手)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등 시간을 중심으로 한 신경영 전략이었다. 시테크라는 용어도 제가 만든 거고 그때 별명이 '시테크 박사'가 됐다.

-지난 10여년간 별명이 '협업전도사' '미스터컬래버'로 바뀌었는데.

△'협업으로 창조하라' 책을 쓴 게 2015년이다.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마치고 나와서 향후 10년 동안 무엇을 해야 보람이 있을까를 고민했다. 세상이 온통 연결, 컨버전스, 퓨전, 크로스오버라는 단어로 들끓을 때였다. 그 핵심을 파고들었더니 '연결하고 융합해서 새것을 창조하라'는 이야기였다. 방법이 뭐겠는가. 바로 협업(Collaboration)이다. 당시는 협업이란 단어가 생소해서 처음 듣는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협업 개념을 재정립하고 추진 방법을 찾아내서 책을 쓰고 전국을 돌며 강의했다. 흔히 혁신은 벽을 허물고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건 잘못된 거다. 여러 전문 분야는 존재 가치가 있는 거다. 장벽과 울타리에 문과 창을 달고 소통하고 협업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구성원 반발도 줄어든다. 당시 혁신을 외치는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협업을 빠르게 받아들이게 된 거다.-폭넓은 삶을 살아오셨는데 인생철학은 무언가.

-폭넓은 삶을 살아오셨는데 인생철학은 무언가.

△강연가, 저술가, 교수, 방송인, 대학 총장, 공직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았다. 어떤 일을 하든 철학은 하나다. “하늘은 남을 돕는 자를 돕는다.” 내 주위 사람을 돕고 내가 맡은 일을 통해 세상 사람들을 돕는 게 저의 보람이고 소명이다. 내가 도운 사람이 행복해지고 내가 도운 일로 세상이 조금이라도 좋아진다면 이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겠는가. 요즘은 X경영이 세상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열심히 강의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