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높은 챗GPT 등 해외 AI서비스에 법률자문 급속도로 퍼져
앤트로픽 쇼크에 국내 리걸테크는 시장 출시도 못하고 사라질 위기
당장 리걸테크 허용해야…진흥법도 필요

해외 인공지능(AI)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규제로 발목이 잡혔던 국내 리걸테크 기업은 서비스 개시도 못한 채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AI 기업 앤트로픽이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에 추가한 법무 업무 기능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주요 리걸테크 기업의 주가 급락 소동이 일어났지만 국내에서는 서비스도 못하고 해외 서비스에 종속될 위기에 처했다.
9일 권칠승 의원실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리걸테크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 개선과 리걸테크 진흥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이선 한국인공지능협회 정책위원 변호사는 주제발표에서 “리걸테크가 합법이냐 불법이냐 논쟁 속에서, 국가가 리걸테크 진흥을 위해 지원을 하는 근거법안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해외 리걸테크 시장은 고속 성장하고 있다”면서 “검증된 국내 리걸테크를 규제로 묶어두는 사이, 국민들은 이미 알게 모르게 '환각 리스크'가 높은 범용 AI에게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변호사가 아닌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법률 서비스는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넥서스AI, 법무법인 대륜, 로앤굿 등이 출시한 일반 이용자 대상 서비스가 중단됐다. 국민들은 리걸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 사이 챗GPT 등에 법률 자문을 구하는 일이 잦아졌다. 변협과 리걸테크 간 논쟁이 지속되고 리걸테크 진흥법 제정이 지연되는 동안 국내 리걸테크 시장은 챗GPT, 클로드 등 해외 서비스에 종속되어 가는 상황이 됐다.
리걸테크 업계는 변협이 우려하는 AI의 거짓 답변 생성(환각) 문제도 이미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리걸테크 금지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진 엘박스 대표는 지정토론에서 “법률 서비스의 보편적인 이용을 반대하는 측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환각 현상, 즉 거짓 정보를 생성할 위험성의 존재”라면서 “엘박스를 비롯한 법률 AI 회사들은 이러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실제 서비스 운영을 통해 증명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 넥서스AI 대표는 “리걸테크 진흥법 통과도 중요하지만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시간을 고려하면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서비스 품질은 더욱 높아져 있을 것”이라면서 “리걸테크 진흥법 통과도 중요하지만, 변협에서 리걸테크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을 당장 풀어주기만 해도 리걸테크 시장이 잘 굴러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AI 기반 리걸테크 서비스 관련 지침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홍형석 법무부 법무과 법무관은 “현재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저희가 기준이라든지 다양한 어떤 지침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