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정부가 요구한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관련 추가 서류를 제출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정부가 구글이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국내 서버 설치 조건을 수용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 있다. 또한 정부가 국내 서버 설치 수용 요건에 대해 임대 데이터센터만으로 정부의 보안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구글은 5일 밤 11시 경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하는 내용의 보완 서류를 이메일로 제출했다.
정부는 구글이 제출한 추가 서류 등을 토대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를 열어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구글이 반출을 요청한 지도는 1대5000 축척 국가기본도로,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로 줄여 표현한 고정밀 지도다. 토 전반을 정밀하게 담고 있어 안보상 중요한 자원으로 분류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 허가 없이 기본측량성과를 해외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해외 이전 시 반드시 한국 정부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구글 측에 1대5000 축척 국가기본도 수용 조건으로 국내 안보 시설에 대한 가림 처리, 좌표 노출 제한, 국내 서버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언론에 가림 처리와 좌표 노출 제한 등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끝내 국내 서버 설치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보완 서류에 국내 서버 설치 계획이 포함됐는지 여부가 반출 허용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설령 구글이 국내 서버 설치를 수용했더라도, 자체 데이터센터인지 임대 데이터센터인지에 따라 실질적인 보안 통제 수준이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서버 설치를 요구한 것은 고정밀지도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인데, 임대 데이터센터의 경우 정부의 보안 통제권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요구한 '서버 설치'는 엄밀히 구글과 애플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책임있게 관리하고 정부의 관리 감독을 받도록 100% 통제권을 지닌 직접 소유 형태의 자체 서버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구글과 애플이 고정밀지도 데이터를 임대 서버 계약을 해지하면 사실상 고정밀지도 데이터의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 역시 국내에 서버를 설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국내 지도 서비스와 관련해 티맵모빌리티와 계약을 맺고 1대5000 축척 수준의 지도 데이터를 구매하고 있는 점을 들어, 해외 저장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국내 임대 형태 서버를 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단순 임대 데이터센터를 경유해 고정밀 국가기본도 데이터가 해외로 이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