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주요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추가 합격(추합) 현황을 공유하며 당혹감을 드러내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건동홍숙(건국·동국·홍익·숙명) 라인의 한 학과에 지원했다는 수험생 A씨는 “모집 정원이 13명인 과에서 예비 2번을 받았는데 4차 합격 발표까지 단 한 명도 빠지지 않았다”며 “수시 때도 추합이 안 돌더니 정시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와 사립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지방대에 지원한 수험생은 “3차 추합까지 발표됐음에도 기절할 수준으로 인원이 안 빠진다”, “지난해는 예비 9번까지 빠졌는데 올해는 1명도 안 빠졌다”, “12명 뽑는데 예비가 그대로다” 등 체감 사례가 다수 올라왔다.
한 수험생은 “인서울이 아닌데도 세 번, 네 번을 기다려도 변화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합격선 인근에 머물러 있는 수험생들은 “기다릴수록 희망만 줄어든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다수였다.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추합이 덜 도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불수능'을 꼽는다. 수능 난도가 높아지면서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이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우연철 진학사입시연구소장은 “예년보다 추합이 덜 도는 게 맞다”면서 “점수 변별력이 커진 상황에서 무리한 상향 지원보다 붙을 수 있는 곳 위주로 지원하는 경향이 늘고 상향 지원을 꺼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플러스]“예비 2번인데 4차까지 '0명'”…올해 정시, 왜 추합 안 도나](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2/13/news-p.v1.20260213.89737b29f8c74e33b611c9523cfb446c_P1.png)
의대 정원 축소도 하나의 변수가 됐다. 과거에는 서울대·상위권 공대에 합격한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로 빠져나가며 연쇄 이동이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는 의대 증원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의 이동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소장은 “상위권에서 발생하는 이동이 줄어들면서 전체 추합 규모가 축소될 수 있는데, 최상위권의 대규모 이동이 적고 확실한 합격을 위해 안정 지원을 하면서 중하위권으로 내려가는 연쇄 효과가 차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입시의 특이점이었던 '사탐런'과 '확률과 통계' 선택 등의 변화가 혼란을 부추겼다는 시각도 있다. 가산점 여부에 따라 사탐이나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등 변수가 많아지면서 기존의 배치표로는 합격선을 예측하기 매우 어려워진 탓이다. 배치표의 혼란과 예측 정확도 하락으로 여러 곳에 중복 합격하기보다 한 곳에만 합격한 학생이 많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최보규 종로학원 컨설턴트는 “과거에는 수능 3개 군에서 중복 합격하는 수험생이 다소 많았으나 올해는 가산점 산출 방식의 여러 곳에 중복 합격하는 수험생보다 한 곳만 합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시 탈락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실제 정시 경쟁자 규모 파악이 어렵고, 대학마다 다르고 복잡한 환산 점수 체계와 예측 불가능한 지원 성향까지 맞물리면서 정시 합격선 예측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