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아기 발그레한 볼 색'이 화장품 블러셔?...K뷰티, 인종차별 논란

몽골 국적의 인플루언서가 올린 '몽골 아기 블러셔' 표현에 대한 영상. 사진=인스타그램 이용자 'h.lynn.n' 영상 캡처
몽골 국적의 인플루언서가 올린 '몽골 아기 블러셔' 표현에 대한 영상. 사진=인스타그램 이용자 'h.lynn.n' 영상 캡처

국내 한 화장품 브랜드가 사용한 '몽골 아기 블러셔'라는 마케팅 문구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K뷰티 업계의 인종 감수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표현은 지난달 한 화장품 브랜드 제품 홍보 과정에서 등장했다. 브랜드 측은 몽골 지역의 추위와 건조한 기후 때문에 아이들의 볼이 붉어지는 특징을 색감 이미지로 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은 지난달 19일 몽골 출신 인플루언서 할리운 씨가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는 “한국 브랜드가 몽골 아이들을 고정관념으로 묘사한 거냐”는 제목의 영상에서 “몽골인으로서 붉은 뺨은 혹독한 환경 속 유목 생활과 관련된 이미지”라며 “2026년에도 이런 마케팅이 이어진다는 점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약 27만 회를 기록했다.

몽골 누리꾼들도 “색상 설명이 이상하고 불필요하다”, “특정 국가 이름을 제품 표현에 쓰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복잡한 감정이 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에 동참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에서도 “한국 아기 뺨이라고 하면 괜찮겠느냐”, “외모 특징을 국가나 인종과 연결하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이 이어졌다.

K-뷰티 업계에서 유사 논란은 반복돼 왔다. 지난해에는 한 브랜드가 쿠션 색상을 '흙톤'이라고 표현했다가 어두운 피부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2016년에는 한 광고에서 “까매도 용서되는 건 혜리 뿐”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가 논란 끝에 사과한 사례도 있었다. 또 '흑형 로션', '외국 아기 입술 혈색' 등 인종이나 국적 이미지를 차용한 제품 홍보 문구 역시 비판 대상이 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차별적 요소가 담긴 마케팅이 반복될 경우 특정 인종이나 국가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뷰티 기업일수록 표현에 대한 사전 검토 시스템을 강화하고 문화적 감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