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권력 승계 구도를 둘러싸고 내부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주일·주영 대사를 지낸 라종일 동국대 석좌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후계자로 공식화할 경우 권력 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 교수는 지난 14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김주애가 후계자가 되면 야심가인 고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강한 견제를 받을 수 있다”며 “김여정이 최고 권력에 도전할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면 이를 잡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12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주애의 위상이 기존 '후계자 수업 단계'에서 '내정 단계'로 올라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주애가 공군절 행사 등 군 관련 일정에 참석하고, 혈통 계승 상징인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 현지 시찰 발언 등 공개 활동을 확대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북한의 9차 당 대회 시점에 대해선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 전후 또는 설 연휴 이후 개최 가능성이 있으며, 약 일주일간 외국 대표단 없이 내부 행사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텔레그래프는 김여정이 노동당과 군부 내 상당한 지지 기반을 확보해 사실상 '2인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권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김여정이 권력 장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북한 권력가의 과거 전례도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정은 집권 초기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됐고, 이복형 김정남은 해외에서 암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례를 감안하면 향후 권력 다툼이 격화될 경우 유혈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매체는 김정은이 아직 40대 초반임에도 후계 구도를 서두르는 배경으로 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전했다. 과음과 흡연, 당뇨·고혈압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부친 김정일 역시 유사한 건강 문제를 겪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는 평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