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한의 장거리 달리기가 우리 몸, 특히 혈액 건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18일(현지시간) 미국혈액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Blood Red Cells & Iron에 게재됐다. 콜로라도대학교 안슈츠 메디컬 캠퍼스 연구팀은 초지구력 운동이 적혈구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켜 산소 운반 능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스위스 산악 지형에서 열린 40㎞ 트레일 경기 참가자 11명과 171㎞ 울트라마라톤 참가자 12명의 혈액을 경기 전과 직후 채취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두 그룹 모두에서 경기 후 적혈구 유연성이 감소하고 세포 손상 지표가 증가했다.
특히 171㎞ 참가자들은 변화 폭이 더 컸다. 활성산소 증가로 인한 세포 손상이 두드러졌으며, 일부는 적혈구 수가 약 10% 감소했다. 연구 책임자인 안젤로 다레산드로 교수는 “울트라마라톤 직후 혈액 상태는 외상을 겪은 직후와 비슷해 보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감소 폭이 빈혈을 유발할 수준은 아니어서 즉각적인 건강 위험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반복적인 발 충격, 혈류 압력 변화 같은 기계적 스트레스에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적혈구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장거리 달리기가 일시적 면역 저하나 빈혈과 연관된다는 보고도 있다.
이번 연구는 적혈구 내부 단백질·지질·대사산물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 분석해 초지구력 운동이 세포 수준에서 일으키는 변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참가자가 적고 채혈 시점이 경기 전후 두 번뿐이라는 한계가 있어, 연구진은 향후 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경기 이후 며칠간의 변화를 추적해 손상 지속 기간과 장기 건강 영향까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