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역대 최대·3년 최장' 지정 회피 성기학 영원 회장 고발

공정위, '역대 최대·3년 최장' 지정 회피 성기학 영원 회장 고발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기업집단 '영원'의 동일인 성기학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3년간 계열사 82곳을 지정자료에서 누락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피했다는 판단이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이자 최장 기간 회피다.

23일 공정위는 2021~2023년 지정자료를 점검한 결과 성 회장이 본인과 친족·임원 소유 회사 82개사(중복 제외)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빠뜨렸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21년 69개사, 2022년 74개사, 2023년 60개사다. 누락 자산만 합쳐 3조2400억원 규모다.

영원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늦어도 2021년부터 포함됐어야 했다. 그러나 누락으로 2023년까지 지정에서 제외됐다. 2024년에야 처음 지정됐고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성 회장은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지주회사 체제의 5개 주력 계열사만 포함했다. 영원 측은 “자산이 5조원에 못 미쳐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안내받았고 실무 보고에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간소화된 지정자료라 하더라도 제출 의무와 허위 제출 책임은 동일하다고 봤다. 성 회장이 1974년 창업 이후 동일인 지위를 유지했고 지주회사 대표로 장기간 재직하며 계열사 범위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특히 누락 회사에는 본인 100% 지분 보유 회사와 딸·남동생·조카 소유 회사가 다수 포함됐다. 일부는 주력 계열사와 거래 관계도 있었다. 공정위는 “계열사임을 모를 수 없는 회사들까지 빠졌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2021~2023년 동안 영원 소속 회사들은 특수관계인 부당이익 제공 금지, 공시의무 등 대기업집단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2023년 이뤄진 성 회장 둘째 딸에 대한 지분 증여 등 경영 승계 과정도 공시 대상에서 벗어났다.

영원 소유지분도(2023년 5월 기준)
영원 소유지분도(2023년 5월 기준)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적발 사례 중 최대 규모이자 최장 기간 지정 회피 사례로 보고 있다. 자산 5조원 미만 집단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간소화한 제도를 악용한 첫 고발 사례라는 점도 강조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는 경제력 집중 억제의 근간”이라며 “앞으로도 지정자료 허위 제출을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