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 2일부터 5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6'을 앞두고,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책임 범위가 '기술 경쟁'에서 '임직원 안전'까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해외 출장이 단순한 업무 수행을 넘어 기업 리스크 관리의 핵심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날SOS가 발표한 'MWC 2026 보안 리스크 인사이트'에 따르면 스페인과 바르셀로나는 모두 위험등급 'LOW' 수준으로,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준수할 경우 출장 자체는 가능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보고서는 “행사 기간 대규모 인파가 집중되면서 소매치기, 가방 날치기, 카드 사기 등 경범죄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MWC와 같은 글로벌 이벤트는 평상시보다 훨씬 높은 밀집도를 형성하며, 이로 인해 국가 리스크보다 현장 환경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동 동선이 핵심 리스크··· “행사장 밖이 더 위험”
'MWC 2026 보안 리스크 인사이트'는 실제 위험이 행사장 내부보다 이동 과정에서 더 크게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플라사 데 에스파냐, 바르셀로나 산츠역 등 주요 교통 허브와 라람블라, 고딕지구 등 관광객 밀집 지역에서는 조직적 소매치기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들 범죄는 단순 절도가 아닌, 팀 단위로 접근해 주의를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을 주요 표적으로 삼는 특징도 뚜렷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사고가 단순 개인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노트북·업무자료 분실 등으로 이어질 경우 정보 유출, 업무 중단, 기업 신뢰도 하락 등 2차 피해로 확산될 수 있다.
시위·교통·테러··· “복합 리스크 환경”
바르셀로나는 시위가 빈번한 도시로, 대부분 평화적으로 종료되지만 수천 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로 확대될 경우 이동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도심 교통 인프라 공사까지 겹치면서 차량 이동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보고서는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테러 리스크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보고서는 스페인이 국제 대테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바르셀로나가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으며, 대규모 국제 행사는 상징성 측면에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발생 확률은 낮지만, 일단 발생할 경우 기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저확률·고충격 리스크 구조다.
“출장 관리에서 임직원 보호로”··· CEO 역할 변화
이 같은 환경 변화는 기업의 출장 관리 개념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항공·숙박 중심의 단순 지원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시간 위험 정보 확인, 이동 동선 관리, 비상 대응 체계 구축 등 통합 안전 관리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인터내셔날SOS는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준수할 경우 출장 진행은 가능하지만, 최신 보안 동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CEO의 'Duty of Care(임직원 안전 배려 의무)' 확대 현상으로 보고 있다. 임직원 안전이 단순 복지 차원을 넘어 법적·경영적 책임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전도 경쟁력”··· 글로벌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준
MWC는 글로벌 ICT 기업과 정부, 투자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행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제 기업 경쟁력이 기술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사업이 확대될수록 임직원 안전 관리 역량이 곧 기업 지속 가능성, ESG 경영, 리스크 대응 능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MWC 2026을 앞둔 기업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해외 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일정이 아니라, 경영 리스크 관리의 최전선이라는 점이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