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혐오발언' K팝 팬들 갈등…동남아서 '韓 문화 불매 움직임' 번져

한국과 동남아 K팝 팬들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틱톡 '@keo_bm' 캡처
한국과 동남아 K팝 팬들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틱톡 '@keo_bm' 캡처

동남아시아 온라인 공간에서 한국과 동남아 네티즌 간 갈등이 격화되며 한국 문화 콘텐츠 불매 움직임까지 번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팬덤 충돌을 넘어 문화적 존중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 매체인 자카르타포스트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갈등의 발단은 지난달 말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국 밴드 DAY6 공연이었다. 당시 공연장에는 망원렌즈 카메라 반입이 금지돼 있었지만 일부 한국인 관객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서 현지 보안요원과 언쟁이 벌어졌다. 이 장면이 촬영돼 SNS에 확산되며 논란이 시작됐다.

영상이 퍼진 뒤 온라인에서는 비판이 이어졌고, 일부 이용자들이 상대 국가를 비하하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갈등은 인종차별적 표현과 혐오 발언으로 번졌다. 특히 동남아 여성과 문화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확산되자 현지 네티즌들의 반발이 커졌다.

이에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이용자들은 'SEAblings'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집단 대응에 나섰다. 이 표현은 '동남아시아(Southeast Asia)'와 '형제자매(sibling)'를 결합한 말로, 지역 연대를 상징한다.

일부 이용자들은 한국 드라마·K팝·영화·패션·뷰티 제품 소비를 중단하자고 주장했고, 한국 제품 불매와 함께 자국 콘텐츠 소비를 독려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논란이 확산된 시기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 콘텐츠 스트리밍 참여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다만 현지 언론은 이러한 온라인 반응이 실제 사회 전반의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실제 관광·문화 현장에서는 한국인 방문객에 대한 분위기가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가 간 감정 충돌이라기보다 온라인 공간에서 증폭된 갈등 양상에 가깝다면서도, 한류가 큰 영향력을 가진 지역인 만큼 상호 문화 존중과 책임 있는 온라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