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개인정보 유출, 대만까지…美에선 슈퍼 301조 조사 가능성

무단 접근 계정 중 약 20만 개, 대만 소재 계정 확인
미 투자자, USTR에 무역법 301조 조사와 무역 제대 요청

쿠팡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에서 한국 고객 뿐만 아니라 대만 고객의 개인 정보도 유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이 사건으로 인해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 조사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쿠팡 개인정보 사태가 글로벌 현안으로 부상했다.

25일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전(前) 직원의 고객 정보 탈취 사건과 관련해 맨디언트, 팔로알토 네트웍스 등 글로벌 사이버 보안 업체를 선임해 포괄적 포렌식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만 소재 계정 약 20만개가 무단 접근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사고 발표 당시에는 대만 계정의 영향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쿠팡Inc는 대만 디지털부와 협력해 조사를 진행한 끝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됐다고 했다. 해당 20만여개 대만 계정 중 실제 데이터가 저장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를 한국 등 다른 지역 사례와 합산하면 전 직원이 저장한 데이터는 총 3000여건이라는 설명이다. 맨디언트 조사 결과 해당 데이터는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은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국가 간 통상 문제로도 번지는 형국이다.

미국 내 쿠팡 투자자들은 최근 미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조사를 요청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대법원 판결 이후 주요 교역국에 대한 조사를 공언하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이번 사안을 '디지털 상품·서비스에 대한 차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왼쪽)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하원 법사위에서 비공개 증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왼쪽)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 하원 법사위에서 비공개 증언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미연방 하원 법사위는 23일(현지시간)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상대로 비공개 조사(deposition)를 진행했다. 한국 정부에도 사태 관련 설명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조사 경위와 현재 상황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조사를 공언한 바 있다. 미국 측이 이번 사안을 301조 조사에서 고려 요소로 언급된 '디지털 상품·서비스에 대한 차별 여지'와 연결 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USTR이 다음 달 초 301조 조사를 시작하더라도 한국 정부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만큼, 조사 개시가 곧바로 관세 부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강경화 주미대사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겠다”면서 “국익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