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다시 한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4분기(2025년 11월~2026년 1월) 매출은 681억3000만달러(약 96조942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3.2% 급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였던 659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적의 주역은 데이터센터 부문이다. 전체 매출의 약 91%인 621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62달러로 전년 대비 82% 늘어났으며, 매출총이익률(GM)은 75.2%를 달성해 수익성 지표 역시 상회했다.
이번 실적의 핵심 지표는 추론 워크로드의 가파른 비중 확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에이전틱 AI 시스템이 생성하는 토큰 양이 지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와트당 추론 성능이 데이터센터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됐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뿐만 아니라 소버린 AI(국가 주도 AI) 부문도 전년 대비 3배 성장하며 고객군이 전 산업 영역으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신성장 동력인 '피지컬 AI' 부문도 주목할 부분이다. 엔비디아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을 포함한 피지컬 AI 관련 매출이 연간 6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처음 공개했다. 현재 LG전자, 보스턴 다이나믹스, 캐터필러 등 글로벌 제조 선도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아이작' '코스모스' 플랫폼을 도입해 산업용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차기 분기 매출 전망치(가이던스)로 78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727억8000만달러를 7% 이상 웃도는 공격적인 수치다. 블랙웰의 본격적 공급과 함께 루빈의 하반기 램프업이 예정돼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젠슨 황 CEO는 “전 세계 기업들이 AI 팩토리로 전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 제기된 AI 거품론을 반박한 것이다.
젠슨 황 CEO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는 AI 에이전트의 급속한 발전이 소프트웨어(SW) 기업을 위협한다는 우려에 “시장이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SW 도구를 대체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활용할 것이라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셀' 프로그램을 AI 에이전트가 사용할 도구의 예시로 들었다.
최근 미국 국방부와 앤트로픽이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해서는 “양쪽 모두 합리적인 관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국방부로서는 조달한 기술을 자신들의 관심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고, 앤트로픽도 자사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하고 활용할지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해결되지 않더라도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