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對)이란 공습을 감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이다.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34km에 불과한 이 해협은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와 가스가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향하는 핵심 해상 운송로다.
호르무즈 해협이 물리적으로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지만 이란 위협 속에서 유조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날 오전 12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6.22% 급등한 71.2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 업체인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은 CBS 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상 폐쇄된 상태라 아무도 감히 지나가지 못한다”며 “공격을 받을 수도 있고, 보험에 가입하기도 어렵거나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들기 때문에 보안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라스무센은 “지금까지는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만약 이 상황이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지속된다면 그 여파는 매우 심각할 수 있고, 유가가 세 자릿수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되면 세계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이며, 경기 침체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S&P 글로벌 원유 연구 책임자인 짐 버크하드는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운항 감소세가 일주일 정도만 지속돼도 역사적 사건”이라며 “그 이상으로 지속된다면, 부족한 공급을 배급하기 위해 가격이 상승하고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석유 시장에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를 잇는 파이프라인(페트로라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원유 송유관으로 우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매일 통과되는 석유량의 극히 일부만 수용 가능하다”며 “의미있는 대안은 아니다”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