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90달러 돌파·美 일자리 감소”…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연합뉴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까지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부각되며 시장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3.19포인트(0.95%) 하락한 4만7501.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0.69포인트(1.33%) 내린 6740.0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61.31포인트(1.59%) 떨어진 2만2387.68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 크게 흔들렸다. 국제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공급 불안이 확대됐고, 이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21% 급등한 배럴당 90.90달러로 마감했다. 주간 기준 상승률은 35.63%로, 1983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치적 긴장도 유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는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다”고 언급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추가 급등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카타르의 사드 알카비 에너지부 장관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2~3주 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미국 노동시장 둔화 신호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9만2000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5만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 역시 1월 4.3%에서 2월 4.4%로 상승했다.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용 지표 악화가 겹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투자자문사 오리온의 팀 홀런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월가에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