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ML “내년부터 2030년까지 근속시 지급”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이 장기근속 직원에게 최대 2만유로(약 5000만원)를 지급하는 파격적인 보상 제도를 도입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숙련 인력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른 데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ASML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회사에 근속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2만유로 규모의 '조건부 주식 보상(Conditional Share Award)'을 지급할 계획이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직원이라면 직군과 관계없이 대상에 포함되며, 현재 ASML의 전 세계 직원 수는 약 4만4500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투자 확대와 함께 첨단 공정 및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성과급과 장기 인센티브를 확대하며 핵심 인력 유치와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ASML이 공격적인 보상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이 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 93억2600만유로(약 15조9000억원), 순이익 29억1800만유로(약 5조원)를 기록해 전 분기보다 각각 6.4%, 5.8%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54%로 1%포인트 개선됐고, 신규 노광장비 판매도 67대에서 86대로 늘었다.
호실적에 힘입어 ASML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 360억~400억유로에서 430억~450억유로로 상향 조정했다. 3분기 역시 매출 110억~120억유로와 매출총이익률 55~57%를 제시하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SML의 경쟁력은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핵심 설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서 나온다. ASML은 이 장비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더 미세한 회로 구현이 가능한 차세대 '하이 NA(High-NA) EUV' 장비의 상용화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와 차세대 프로세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ASML 장비 수요와 함께 숙련 인력 확보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