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향후 총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노조 공동투쟁본부는 9일부터 18일까지 전체 조합원 대상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과반 찬성표를 얻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동투쟁본부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에게 페널티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조합원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총파업 동안 모든 집행부는 평택 사무실을 점거해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스태프를 모집해 평택 사업장 모든 사무실에서 관리·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업 불참 직원들을 강제 전배나 해고 1순위로 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조는 총파업 기간 신고센터를 운영, 회사에 협조적인 직원을 신고할 경우 포상하는 제도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자 지나친 파업 강제로, 부적절하다는 반발이 제기된다. 의견이 다른 직원을 '블랙리스트'처럼 관리하는 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총파업이 현실화된다면 반도체 생산 차질도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2024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주도로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에는 반도체 생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노조 가입자가 당시 3만2000명 수준에서 이번에는 6만6000명 이상으로 늘어난 데다 공동투쟁본부의 페널티 전략에 총파업 참여율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원 약 5만명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소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6세대 제품 'HBM4'를 양산 출하했고, 생산량을 점진 확대할 방침이다.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5~6월은 HBM 제조가 한창인 시기다. 생산 차질 우려와 함께 파업 자체가 고객사와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3개월 동안 2026년도 임금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가 커 결렬됐다.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투명화와 상한 폐지를 요구했다. 사측은 OPI 재원을 경제적부가가치(EVA) 20%와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OPI 상한 폐지를 지속 요구했고, 사측은 상한 폐지가 OPI 초과 달성이 어려운 다수 사업부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