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대통령이 인접 중동 국가들에 대한 공격 중단 약속을 하루 만에 사실상 뒤집으면서 역내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란의 적들이 어떤 국가를 이용해 우리 영토를 공격하거나 침공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 공격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응한다고 해서 해당 국가와 분쟁을 일으키거나 그 국민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단지 필요에 따른 대응일 뿐”이라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공격을 받은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며 공격 중단 의사를 밝혔지만 하루 만에 다시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사과 발언 이후 중동 내 미국 자산을 강하게 공격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내부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날도 주변 걸프 국가의 민간 시설과 산업 기반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갔다.
바레인에서는 이란의 무인기 공격으로 담수 시설이 파괴됐고 대학 건물에 미사일 잔해가 떨어져 3명이 부상했다. 이란이 담수 시설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또 쿠웨이트 국제공항도 공격을 받아 국경 경비병 2명이 숨졌다. 아랍에미리트 국방부는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란이 공격 대상을 확대하면서 주변국 민간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한 공격도 이어갔다.
이란 혁명수비대 는 이날 텔아비브 와 하이파 ,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상대로 수 시간 동안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또 쿠웨이트 내 미군 헬리콥터 기지를 무인기와 탄도미사일로 공격해 훈련 시설과 정비 시설, 연료 저장 시설 등에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차세대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여러 도시와 알아즈라크 공군기지 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란과 친이란 세력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탄도미사일 발사대와 무기 공장 등을 포함해 이란 내 400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테헤란 과 알보르즈 지역의 석유 저장시설 4곳과 석유제품 운송 센터도 공격했으며 이 공격으로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이스파한 비행장에 있던 이란의 전투기를 겨냥한 공격도 진행됐으며 방공망 파괴를 위한 공습이 이어졌다.
또 이날 새벽에는 레바논 남부와 베이루트 에서 혁명수비대 해외작전 조직인 쿠드스군 레바논 지부를 겨냥한 공습이 진행됐으며 이 공격으로 12명이 숨졌다.
전쟁이 9일째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란에서는 최소 1천230명이 사망했고 레바논에서는 300명 이상, 이스라엘에서는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