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주요 정유사에 대한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중동 사태 이후 급등한 국내 기름값이 정유사 가격 공조에 따른 것인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 4곳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관들은 최근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 과정에서 담합이나 가격 조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름값은 최근 가파르게 올랐다. 전국 주유소 기준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ℓ당 1천897.7원으로 전날보다 2.3원 올랐다.
정부는 상승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가격 반영 속도가 통상보다 빠르다는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는 1~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정유사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을 선제적으로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부 차원의 경고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기름값 상승과 관련해 “담합과 가격 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 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도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를 강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 6일부터 전국 주유소를 중심으로 가격 동향과 담합 가능성을 모니터링해 왔다.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가격 결정 과정과 정유사 간 정보 교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