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통신사가 모든 데이터 정액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옵션(QoS)을 의무 적용하기로 의견 합치를 이뤘다. 사용량만큼 과금되는 종량제(표준요금제)는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번 결정으로 2만원대 저가 요금제도 웹 검색, 메신저 등 저속 서비스에 무제한 데이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정부 국정과제인 '전국민 안심요금제' 실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 3사는 이같은 내용의 통합요금제 개편안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상반기 내 약관 변경 및 신고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 핵심은 이통사의 정액형 데이터 요금제 전체로 QoS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3만원대 이상 요금제에서만 QoS를 제공해왔다. 앞으로는 2만원대 요금제 가입자도 기본 데이터 소진 후 400kbps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된다. 400kbps는 웹 검색과 메신저, 일부 동영상 이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앞서 1만원대 초반의 종량형 요금제까지도 QoS를 제공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협상 결과 제외됐다. 기본료에 사용량만큼 과금하는 요금제 설계 구조상 한계 때문이다. 이통사가 운영 중인 종량형 요금제는 각사별 1개 정도에 그치는 만큼, 사실상 대부분 요금제에 QoS가 기본 탑재된다.
이통사는 고객 편의를 위해 신규 통합요금제뿐만 아니라 기존 5G·LTE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에게도 QoS를 자동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단, 현재 신규 가입이 전면 중단된 일부 구형 LTE 요금제는 적용 대상에서 배제된다. 해당 요금제들은 기존 5G 요금제 대비 혜택이 열위에 있어 이미 시장에서 판매·관리가 중단된 상품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모든 이통사 고객이 기본 데이터 소진 후에도 추가 과금 없이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최소한의 속도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이동통신사 요금제가 대상이다. 알뜰폰(MVNO)에 대한 데이터 안심옵션 도매제공 의무화 여부를 놓고는 이견이 지속되고 있다.
알뜰폰이 이통사 요금제를 도매가로 받아와 판매하고 수익을 나누는 수익배분형(RS) 방식 경우 QoS가 적용되지만, 알뜰폰이 자체 설계하는 종량형(RM) 요금제에는 QoS가 제공되지 않는다. 월 5500원을 주고 옵션으로 구매하는 구조다. 이통사는 이러한 종량형 알뜰폰 상품에 대한 QoS 의무 제공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RM 방식에 400kbps의 QoS가 기본 제공될 경우, 알뜰폰 사업자가 사실상 모든 가격대에서 초저가 무제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게 돼 통신 생태계의 수익 구조가 붕괴될 수 있다고 이통사는 우려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액형 요금제 전면에 QoS를 도입하는 것은 가계통신비 절감이라는 정책 목표에 부합하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면서도 “다만 알뜰폰 종량제 요금까지 QoS를 의무화하는 것은 망 투자비 회수와 시장 경쟁질서 유지 차원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