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발 물류·자금난 뚫는다…24.2조 유동성·긴급 바우처 투입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중동수출기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1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중동수출기업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동 지역의 위기 심화로 물류난과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24조2000억원 규모의 정책 유동성과 긴급 물류 바우처를 전격 투입한다.

산업통상부는 11일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중동 수출기업 지원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런 대응책을 마련했다.

중동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약 3% 수준에 불과하지만, 수출 현장에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조치에 따른 해상 운송 차질과 가파른 운임 상승 등 물류 및 공급망 애로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동 노선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무려 72.3%나 급등하며 비용 상승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100달러 선을 웃돌면서 글로벌 경기 위축과 수출 감소 우려마저 증폭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외적 하방 압력이 기업의 수익성 악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로 직결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우선 급증하는 물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80억원 규모의 '수출 바우처'를 확대 공급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이날 공고된 바우처는 기본 국제 운송비는 물론, 물류 반송 비용, 전쟁위험 할증료, 대체 목적지로의 우회 운송비, 중동 현지에서 발생하는 지체료까지 지원 범위를 대폭 넓혔다. 신청 후 3일 이내에 바우처를 신속하게 발급하는 패스트트랙 제도도 운영한다.

또 수출 현장의 목소리에 밀착 대응하기 위해 KOTRA의 '중동 상황 긴급대응 데스크', 한국무역협회(KITA)의 '수출기업 물류애로 비상대책반', 중소벤처기업부의 전국 15개 '수출지원센터' 간에 중동 현지 정보와 애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를 통해 기업이 어느 창구를 찾더라도 각 기관의 담당 전문가와 즉시 연결되는 '통합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피해 기업들을 위한 정책금융기관의 유동성 지원도 크게 강화된다. K-SURE는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총 3조9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 지원을 실행, 수출 제작자금 보증 한도를 기존 대비 두 배 우대하고, 원자재 수입보험 지원 등을 신속하게 제공한다. 금융위원회도 중동 상황 피해 기업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약 20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본부장은 “정부는 급변하고 있는 중동 정세에 기민하게 맞춰 수출 기업들의 애로 해소와 물류 및 유동성 지원 등에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강력한 범정부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우리 수출 기업들을 끝까지 밀착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