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 부위원장 “기술·K-민주주의, 해외 전파하는 가교될 것”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전자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국가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국가AI전략위원회가 우리나라 AI 기술·솔루션과 K-민주주의 해외 전파를 주도한다.

지난해 9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출범한 위원회는 국가 AI 정책 방향과 전략 수립을 총괄하고 부처별 AI 정책과 사업을 조율한다. 민간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반영해 중장기 투자 방향과 성과 관리 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범정부 거버넌스 역할이 핵심이다.

'대한민국 AI행동계획' 수립이 대표 사례다. 위원회는 AI·데이터 정책 간 종합·효율적 연계와 협업을 위한 거버넌스 정립 등 범정부 차원 99개 실행과제와 326개 정책권고를 담은 'AI행동계획'을 수립해 지난 2월 확정했다. 이르면 올해 2분기 등 정해진 기한 내 각 부처가 과제를 수행하고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부처 간이나 정부와 민간 사이, 해외 정부·기업과 국내 정부·기업 간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는 통로인 '라우터' 역할을 도맡는다. 양측·다자간 의견 조율을 통해 이견을 해소하는 '깔때기'가 되겠다고 위원회 주요 역할을 규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 간 '인공지능(AI) 학습 저작물 활용 촉진'을 위한 협력 발표가 대표 사례다. AI행동계획 확정 하루 만에 위원회와 두 부처 수장이 만나 AI 저작권으로 갈등을 빚어온 AI산업계와 저작권 생태계 모두 동시에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겠다고 공표했다.

지난해 9월 선임된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정부 AI 정책 방향 전반과 인재, 해외 동향 등 AI 생태계 주요 분야별 이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과 김지선 전자신문 SW/AI산업부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과 김지선 전자신문 SW/AI산업부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대담=김지선 전자신문 SW/AI산업부장

-국가AI전략위원회 출범 이후 가장 큰 성과는.

▲지난 5~6개월간 가장 큰 성과는 '대한민국 AI행동계획' 수립이다. 지난해 9월 위원회 출범 이후 행동계획 추진 방향을 설정한 이래로 100여 차례 회의와 인공지능책임관(CAIO)협의회 논의 등을 거쳐 11월 초안을 마련했다. 이후 정치계·학계·산업계 등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내용을 보완, 총 99개 실행과제와 326개 정책권고를 담은 최종안을 확정했다. 범정부 차원 AI 정책 실행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각 부처가 이를 공통 기준으로 삼아 AI 정책과 사업을 신속하고 일관되게 추진하게 된다.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이재명 대통령 최근 메시지가 있다면.

▲싱가포르 국빈 방문 당시 AI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협력 관계 중요하다는 게 최근 메시지다. 산업에 있어 AI가 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변함이 없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라는 게 대통령의 뜻이다.

지난해 9월 위원회 출범식 당시를 돌이켜보면 이 대통령은 'AI 3개 강국 도약'을 천명하며 4대 원칙에 따른 국가 AI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모두를 위한 AI'다. 누구나 쉽게 AI를 활용하는 기반을 조성하고 AI 확산 과정에서 양극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둘째 민간 주도·정부 지원의 '민관 원팀' 전략이다. 국가 역량 총결집을 통해 글로벌 기술 경쟁에 대응하자는 취지다. 셋째 사회 전반을 'AI 친화적'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국가 시스템을 AI 중심으로 혁신, 산업 경쟁력과 국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일 계획이다. 넷째 'AI 균형발전' 전략이다. AI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AI행동계획에 대해 민간에서는 어떤 기대감을 가지면 될까.

▲가장 큰 의미는 국가 차원의 '통합 AI 전략'을 처음으로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부처별로 다양한 AI 정책과 사업이 추진돼 왔지만, 이를 범정부 차원에서 하나의 틀로 묶어 방향·우선순위·추진 일정 까지 명확히 제시한 종합 계획은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분산돼 있던 정책과 사업을 국가 전략 관점에서 재정렬 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AI 관련 사업을 전수 점검하여 유사· 중복 과제는 조정하고, 국가적으로 집중해야 할 핵심 분야에는 우선순위를 부여해 정책과 자원이 전략적으로 투입되도록 설계했다. 민간 입장에서는 정부의 AI 정책 방향과 투자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로드맵'으로 볼 수 있다. 산업계에서 연구개발, 투자, 사업 전략을 보다 안정적으로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원회가 지향하는 '깔때기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면.

▲깔때기 전략은 부처별로 분산된 정책과 이해관계를 위원회라는 하나의 틀로 모아 합의점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AI행동계획에서도 각 부처에 역할과 책임, 추진 기한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위원회라는 깔때기로 모아 협력을 유도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최근 저작물의 AI 학습 활용과 관련한 부처 협력이 대표 사례다. 위원회는 이를 '산업 진흥'과 '권리 보호'의 단순한 대립 구도로 보기보다 기술 환경에 맞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다양한 정책 영역에서 조정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위원회의 또 다른 운영 전략이 바로 '라우터 전략'인데.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취임 이래 대한민국 AI 정책의 핵심 기제로 '라우터' 역할을 일관되게 강조해왔다. 글로벌 빅테크나 해외 정부가 한국과의 AI 협력을 원할 때 '단일 소통 창구'로서 가장 적합한 부처나 기업으로 라우터처럼 즉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정책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실행 중심 컨트롤타워'로 체질 개선 차원이다.

라우터 전략으로 실제 글로벌 빅테크가 우리 정부와 소통 시 심리적·행정적 문턱을 낮췄다. 실질 협력의 물꼬를 트고 있는 것이다. 오픈AI, 앤트로픽,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오라클, 블랙록 등 AI 생태계 리더들은 한결같이 우리의 AX(AI 전환) 전략과 세계 수준의 제조·반도체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강력한 파트너십 의지를 표시하고 있다. 계속 민·관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위원회 차원 해외 정부와 교류도 진행하고 있지 않나.

▲해외 정부와도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우리 AI 정책 철학과 '한국형 AX 혁신 모델'을 패키지로 공유하며 전략적 연대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대표적이다. UAE와는 '전략적 AI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를 통해 단일 국가로는 가장 밀도 높게 협력 중이다. UAE 수요를 우리 부처, 기업과 매칭해 협력과제 발굴과 신속한 이행을 주도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겠지만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속 협력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와는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AI 동맹'으로 우리 스타트업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K-AI 고속도로'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베트남·아세안(ASEAN) 등 AI 주권을 고민하는 국가들과는 우리 AX 정책 경험을 전수하고, 우리 기업들의 해외 시장 우선 진입을 위한 교두보도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 위원회 산하 조직을 재정비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이번 운영세칙 개정을 통한 분과 확대는 AI 정책 의제를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거버넌스 정비 차원이다. AI 기술 발전과 정책 범위가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주요 어젠다를 보다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분과 체계를 보완했다. 우선 'AI 민주주의 분과'를 신설했다. AI 확산이 민주주의 제도, 공론장, 사회 통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중요해진다는 것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AI 시대의 거버넌스 발전, 국민 참여와 신뢰, 사회 통합과 관련된 이슈를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별도 분과를 구성했다.

또 기존 '과학·인재 분과'는 과학과 인재로 분리했다.인재·교육 분과가 생긴 것인데 초·중등 교육부터 평생교육, 고급·융합 인재 양성과 글로벌 인재 유치까지 연속성 있는 AI 인재 양성 체계 구축 방안을 다루게 된다. 지역·보안 분야는 특별위원회 형태로 운영한다. AI 균형발전과 지역 산업 생태계 조성, 국가 AI 보안 체계 강화 등은 여러 부처·기관이 함께 협력해야 하는 중장기 과제라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공공 부문 AX 방향은.

▲공공분야 주요 목표는 단순히 정부시스템에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 구조 자체를 'AI 네이티브'하게 전환하려고 한다. 정부 내부 일하는 방식을 AI 중심으로 재편해 불필요한 행정절차는 줄이고 집행과정의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 정부가 보유한 정보를 다시 제출할 필요가 없으며, 여러 기관을 방문할 필요가 없도록 AI 기반 통합민원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AI 국민비서'가 그 시작이다. 공공은 민간의 AI 혁신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피지컬 AI, 산업 AX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범정부 협업 구상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우리나라 독보적 강점은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 기반을 통해 수십 년간 축적된 고품질 현장 데이터, 로봇·장비·공정·IT가 결합한 산업구조다. 위원회는 우리의 강점을 제조 경쟁력으로 연결하기 위해 '제조 AI 2030 전략'을 관계부처와 수립 중이다. 이를 통해 2030년 '피지컬 AI 글로벌 1위' 목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업별 특화 모델 개발, 현장 실증, 데이터 표준화 등을 통해 제조 AI 확산 속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지역 제조 거점을 중심으로 AI를 확산하고, 청년이 현장의 숙련 인력과 협업하며, 제조 AI 인재로 거듭나도록 지원한다. 지역 제조기업과 청년 AI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해결책이 있다면.

▲인재의 국경 간 이동을 '유출'로 보는 접근을 넘어 국내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성장이 가능하도록 환경과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기업·연구기관과 연계한 연구개발 일자리 확대와 산학 협력 프로젝트 활성화로 고급 일자리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 비자제도 개선, 국제 공동연구 확대 등을 통해 해외 우수 인재가 창업하고 참여하는 산업·연구 생태계 조성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인재 양성과 글로벌 인재 확보 측면에서 체계적 대응도 필요하다. 초·중·고 기초 교육, 국민 전체 대상 AI 리터러시 교육이 있고 고급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 교육도 있다. 기존 교육체계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초등부터 대학·대학원까지 이어지는 AI 교육체계를 강화하고 부처별로 분산된 AI 인재양성 사업을 상호 연계·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시스템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을텐데.

▲국내 100만 학도가 있다는 얘기가 있고 교육은 예로부터 '백년대계'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다. 관점도 다르고 보수적이어서 시스템을 혁신하는 데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기존 체계를 존중하면서 AI 인재 양성 등 혁신 트랙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우리 고민이다. 예를 들어 군 장교·부사관의 경우 AI 교육에 참여하면 승진 시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의견이 있더라. 이러한 불합리를 개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저작권 등 현안 문제 해결은 어떻게 하고있나.

▲기존에 거래가 이뤄지고 주체가 분명한 시장은 위원회 역할이 별로 없다. 기존에 거래가 안되고 저작권 인정을 못 받는 영역을 AI 학습 데이터 등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털 뉴스 댓글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 등이 학습 데이터로 가치가 있지만 저작권 주체가 불분명한 대표 사례다. 이런 자원을 합법적으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게 공론장을 키우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미국·중국 외 제3 지대와 AI 협력 구상은.

▲한국은 '소버린 AI'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동시에 지향하는 AI 협력 모델을 국제 사회와 공유할 계획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기술에 종속되지 않으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세상을 만드는 포용·주권·행복의 AI를 지향할 계획이다. 지난달 UAE 두바이 '세계정부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AI는 제2의 문자와 같으며 특정 국가의 지배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한국은 반도체, 파운데이션 모델, 산업별 응용기술까지 'AI 풀스택'을 제공할 수 있는 세계 유일 국가다. 협력 국가와 제3국으로 동반 진출하는 '공생형 협력'을 지향하는 것을 알리고 있다. 단순한 기술 공급자를 넘어 파트너 국가의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제3국으로 공동 진출하는 '동반 성장의 설계자'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UAE와 싱가포르를 양대 교두보로 삼아 세계로 한국형 AI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

-한국 AI산업에 대한 해외 인식은.

▲대부분 나라들이 정부가 주도적으로 AI 정책을 펴는 것을 놀라워한다. 글로벌 테크기업 임원들은 특히 정부가 GPU 구매해 나눠주는 걸 새로운 일로 보고 있다. 최근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인텔리전스 인덱스(AAII)에 우리나라 모델 5개가 등재됐는데 다수가 정부 주도 하에서 만들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해외 IT·AI업계에서는 한국은 정부 주도로 AI산업이 성공하고 있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AI 정책으로 '체감 가능한 변화'를 만들고 해외 각국에 K-민주주의와 우리 AI기술도 전파하겠다. 사회와 산업 전반에서 AI 전환(AX)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국민 일상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AI 시대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어가고자 한다. AI 확산이 민주주의 제도와 공론장, 사회 통합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기술 발전이 민주적 가치와 조화를 이루도록 제도·윤리적 기반을 지속 보완하겠다. 궁극적으로는 'AI 전환을 현실로 만든 시기'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임문영 부위원장은… 1966년생이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언론홍보 석사, 호서대 기술경영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한국PC통신 하이텔 정보기획부, 나우콤 인터넷팀장, iMBC 미디어센터장을 거쳤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냈으며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정보화정책관과 미래성장정책관을 역임했다. 2022년 12월부터 2년간 경기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를 지냈으며 2025년 9월 이재명 정부 국가AI전략위원회 초대 상근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정리=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