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수십 년간 산업화·정보화를 이끈 국가 원로들이 인공지능(AI)을 저성장과 고령화, 산업 경쟁력 저하를 돌파할 핵심 수단으로 평가하면서도 노동의 미래, 일자리 전환, 사회적 갈등 해소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명 국가원로회의 상임의장(전 과학기술부 부총리)은 국가원로회의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국가발전 심포지엄'에서 “IT 혁명을 통해 부강한 나라를 만들었다면 AI 혁명을 통해 부강한 나라를 넘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AI가 만들어가는 생산적 사회'를 주제로 AI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 상임의장은 “IT 혁명을 성공시켜 부강한 나라를 만든 주역인 사회 원로들이 경험을 살려 정부와 전문가들이 AI 강국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그 결과가 우리를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 지혜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국가원로회의는 정파를 초월해 국론을 결집하고 부강한 국가를 후대에 물려주겠다는 원로들의 의지를 모아 1991년 창립한 조직이다. 2024년에는 장·차관, 대학총장, 연구원장 등을 지낸 각 분야 전문가와 석학들의 지혜를 결집하기 위한 싱크탱크인 원지원(원로들의 지혜를 모은 연구원)을 발족했다.
'AI 대전환과 노동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이병훈 중앙대 명예교수는 “콜센터 상담원이 AI 학습 도우미로 전락하고 신입 회계사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거리로 나서는 등 일자리 지각 변동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생산적이면서도 포용적인 사회 만드는 데 국가 원로들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AI로 인해 직무가 사라지는 인력들이 노동시장에서 퇴출되지 않도록 전직, 직무 재배치, 업스킬링·리스킬링 등 재숙련에 대한 기업의 노력과 국가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AI가 주도하는 생산방식 변화가 인간 생활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오는 만큼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곽노성 동국대 명예교수는 MIT와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빙산지수'를 언급하면서 “AI 도입에 따른 일자리의 잠재적 축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거대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곽 교수는 “공정한 분배와 약자에게 포용적인 사회를 위한 세제개편이나 사회적 약자도 기본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소득, 후생, 주거, 의료, 돌봄 같은 지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갈등비용 최소화를 위해 필수적인 조정 분야를 지정하고 갈등해소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정규 과정 설치와 국가 자격증 제도 운영 등 방안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충 등 'AI 3강 시대'를 목표로 한 국가 전략을 소개하면서 “지금은 정부가 마중물을 붓는 단계로 앞으로 민간 기업이 투자성과에 대한 확신을 갖고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