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걸프 지역에서 운용하던 기뢰 제거 소해함 3척 가운데 2척을 말레이시아로 이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의 기뢰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핵심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킨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해군은 기뢰 제거 능력을 갖춘 군함 3척 가운데 2척이 배치돼 있던 걸프 지역을 떠나 약 4천마일(약 6천437㎞) 떨어진 말레이시아로 이동해 '군수지원 정박'을 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미국 해군 제5함대 대변인은 “USS 털사와 USS 샌타 바버라가 말레이시아에서 짧은 군수 지원 정박을 수행하고 있다”며 “미군은 미국과 말레이시아 간 긴밀하고 지속적인 군사 협력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말레이시아 항구에 기항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5일 두 군함이 말레이시아 페낭 항구에 정박해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되면서 이동 사실이 알려졌다.
선박 추적 웹사이트에 따르면 나머지 1척인 USS 캔버라는 현재 인도 케랄라주 인근 해안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함선은 견인식 소나 부표와 MH-60 시호크 헬리콥터 등을 활용한 기뢰 대응 장비를 갖춘 신형 모델이다.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 보호 임무를 위한 연안전투함 파견대에 포함돼 바레인에 있는 미국 해군 제5함대에 배치됐다.
이번 이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한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이란의 기뢰 부설 위협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이 핵심 기뢰 제거 전력을 먼 지역으로 이동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미 군사 전문매체 더 워존은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위험을 피하기 위해 군함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5함대가 주둔한 바레인은 이란 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가 있으며, 특히 항구에 정박한 함정은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함정이 장비 개장 작업을 진행 중이거나 중동으로 향하는 다른 선박을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워싱턴DC 소재 연구기관 타이완 시큐리티 모니터의 에단 코넬 수석연구원은 “연안전투함은 최전방 공격 부대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함정이 아니다”며 “탁하고 흐린 수역인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작전 수행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