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2026년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로 미디어 아티스트 트레버 페글렌을 선정했다.
트레버 페글렌은 미국 출신 지리학자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가진 권력 구조와 감시 체계를 사진과 영상, 조형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해 왔다.
대표작 중 하나인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 '이미지넷의 얼굴들(Faces of ImageNet, 2022)'은 AI가 사진 속 사람을 분류하는 알고리즘을 역으로 이용해, 편견을 학습한 AI가 얼마나 차별적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지를 드러냈다. 관객이 카메라 앞에 서면 AI가 해당 인물을 어떤 범주로 분류하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영상과 퍼포먼스 작품 '사이트 머신(Sight Machine, 2017)'에서는 현악 사중주 실황 공연을 AI 시각으로 보여주며 기술이 중립적이지 않고 사용 방식에 따라 보이는 방식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트레버 페글렌은 군사시설이나 감시 시스템에 대한 사진 작품을 통해 보이지 않는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도 심도있게 다뤄 왔다. 전쟁에 사용되는 인공위성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군사적, 상업적, 과학적 기능이 전혀 없는 무해한 위성 '궤도반사경(Orbital Reflector, 2018)'을 만들어 직접 우주로 쏘아 올리기도 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맺은 'LG 구겐하임 아트 & 테크 파트너십(LG Guggenheim Art and Technology Initiative)' 핵심 프로그램으로, 기술을 활용해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 낸 예술가에게 상금(10만 달러)과 트로피를 수여한다.
LG 구겐하임 어워드 국제 심사단은 “트레버 페글렌은 특히 거대언어모델(LLM)과 현대 AI 시스템 등장 이후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를 확장해 왔다”며 “기술에 대한 비판적 탐구와 공적 책임, 윤리적 가치를 일깨우며 지속적으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기에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트레버 페글렌은 “이미지와 알고리즘, 기술 인프라는 이제 도구를 넘어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 역사를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참여자”라며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지지해 주는 LG와 구겐하임에 감사를 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