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앞두고 몰래 CCTV 설치…남편 '비트코인 3500억' 빼돌린 아내

핑 파이 위엔(44). 사진=데일리메일
핑 파이 위엔(44). 사진=데일리메일

영국에서 이혼을 앞둔 한 여성이 남편의 암호화폐 비밀번호를 몰래 확보해 수천억 원대 비트코인을 빼돌린 의혹으로 법정 공방에 휘말렸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사업가 핑 파이 위엔(44)은 최근 배우자 펀 융 리와 처제를 상대로 고등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아내가 집 내부에 몰래 CCTV를 설치해 자신이 관리하던 보안 정보를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비트코인은 총 2323개로, 현재 시세 기준 약 1억8000만파운드(약 3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산은 인터넷과 분리된 저장 방식인 '콜드 월렛'에 보관돼 있었으며 6자리 PIN 코드로 잠겨 있었다.

다만 24개 단어로 구성된 '시드 문구(seed phrase)'를 알고 있을 경우 다른 기기에서도 지갑 복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 위엔은 2023년 7월 딸로부터 아내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전해 듣고, 자택에 녹음 장치를 설치해 관련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이혼을 앞둔 한 여성이 남편의 암호화폐 비밀번호를 몰래 확보해 수천억 원대 비트코인을 빼돌린 의혹으로 법정 공방에 휘말렸다. 사진=게티이미지
영국에서 이혼을 앞둔 한 여성이 남편의 암호화폐 비밀번호를 몰래 확보해 수천억 원대 비트코인을 빼돌린 의혹으로 법정 공방에 휘말렸다. 사진=게티이미지

녹취에는 “비트코인을 가져간 사실이 드러날까 걱정된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거액 자금 이동으로 인해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가 처제와 공모해 자산을 70여 개의 다른 블록체인 지갑으로 분산 이동시켰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두 사람은 갈등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위엔이 폭행 혐의로 처벌을 받은 바 있으며, 이후 그는 아내를 절도 혐의로 신고해 같은 해 12월 체포가 이뤄지기도 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에서는 여러 개의 콜드 월렛과 복구용 시드 정보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홍콩에 머물고 있는 아내는 진술서를 통해 암호화폐 이동과 관련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출된 녹취 자료의 신빙성을 인정하며, 압수된 장비 역시 자산 이전과 관련된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위엔은 현재 비트코인 반환과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한편, 아내와 처제가 보유한 암호화폐에 대해 동결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