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망지원센터' 가동…4월 원유·납사 셧다운 공포 일축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우리 산업 전반의 공급망 리스크를 밀착 관리하기 위해 '공급망지원센터'를 신설하고 30~40개 핵심 품목 모니터링에 본격 돌입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불거진 '4월 원유·석유화학 대란설'에 대해서도 비축유 방출과 정유사 수출 물량의 내수 강제 전환 등 초강수 대응까지 예고했다.

산업통상부(산업부)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일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내 공급망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본격 가동을 시작한 공급망지원센터는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주도하에 운영된다. 박 실장은 모니터링 우선순위와 관련해 “1차적으로 국민 생활과 산업 생산활동에 직결되는 밀접 품목의 생산 차질 여부를 살피고, 2차적으로 30~40개 핵심 품목을 핀셋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상황 변화에 따라 관리 품목을 유연하게 추가해 업계 애로를 즉각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확산하는 4월 원유 수급 위기설과 납사 부족 사태에 대해선 '연쇄 셧다운(가동 중단)' 공포를 일축했다. 양기욱 산업부 자원안보실장은 “두바이유가 158달러를 기록하는 등 유례없이 가파른 상승세”라면서도 4월 원유 수급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정유사들이 우회 경로로 물량을 확보 중이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도입하기로 한 2400만 배럴 중 400만 배럴이 3월 말과 4월 1일에 걸쳐 입항하고 1800만 배럴도 4월 초중순부터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민간 재고가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중순에는 비축유 방출도 대기 중이다.

석유화학 업계의 납사 부족 셧다운 공포에 대해서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양 실장은 “현재 일부 기초유분(NCC) 공장 가동 중단은 개별 회사의 효율성 판단일 뿐, 업계 전체의 셧다운이 아니다”라며 과도한 불안 심리를 경계했다. 정부는 국내 납사 공급의 약 55%를 차지하는 정유사들과 협의해 수출 물량을 내수로 강제 배분하고, 필요시 '긴급 수급 조정 명령'까지 발동해 가동 중단 위기 시점을 4월 말이나 5월까지 늦춘다는 계획이다. 기업이 대체 수입처를 찾을 때 발생하는 추가 물류비용 등은 추가경정예산(추경) 반영을 통해 보전할 방침이다.

최근 미국이 한시적으로 제재를 완화한 공해상 러시아·이란 물량에 대해선 기업의 판단이 우선이라고 했다. 납사의 경우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리스크 해소를 위해 유관부처와 협의해 물량 확보를 돕고 있으나, 정유사들은 금융 결제 리스크와 품질 우려로 러시아산 원유 대형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의 선재 절단용 에틸렌 가스 수급 문제는 이미 열흘 전 화학·조선 업계 간 조정을 거쳐 비축량 소진율이 높은 순서대로 차질 없이 공급되고 있다고 산업부는 덧붙였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