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수 교수 “韓, 글로벌 AI 거버넌스 규범 설계자로 각인돼야”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자신문DB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전자신문DB

“글로벌 인공지능(AI) 거버넌스 논의는 혼돈 속에 급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전략적 입장을 정립해야 할 중차대한 분기점입니다.”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4일 서울대 AI 신뢰성 연구센터(CTAI) 제1회 월례 세미나에서 “지금이 한국이 글로벌 AI 질서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닌 주도적 참여자로 자리매김할 결정적 시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교수는 전임 개인정보보호위원장으로 국내 AI 규제 기틀을 마련하고 UN 고위급 AI 자문기구 위원으로 국제 규범 형성 과정에 참여한 바 있다.

글로벌 AI 거버넌스는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독자적 행보를 이어가고, 일부 국가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유사한 AI 국제 과학 패널 창설이나 글로벌 AI 기금 조성 등 국제기구를 통한 규범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 교수는 “어떤 질서가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각국의 AI 주권과 전략적 위상이 결정되는 만큼 한국의 기민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각 행위자가 저마다 이해관계를 갖고 경쟁적으로 규범을 제안하는 '규범 각축'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서울대 CTAI는 글로벌 AI 규범을 한국의 산업 및 정책 생태계에 내재화·확산하는 핵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CTAI는 공학·법학·철학·통계학·언론정보학 연구자들이 모여 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이다. 행사는 국내외 AI 신뢰성 의제를 정기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 교수는 UN '인류를 위한 AI 거버넌스' 핵심 7대 제안을 소개하며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이어 “UN 제안이 실제 어떤 형태로 실현될지 여전히 유동적이고 미국과 다른 국가는 물론, 전문가와 기업 입장도 첨예하게 교차하고 있다”며 “한국이 지속·적극적 글로벌 AI 거버넌스 규범 설계자로 국제 무대에 각인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은주 서울대 CTAI 센터장은 “이러한 글로벌 논의가 국내 연구·산업 현장과 정책 설계에 실질적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공학적 검증과 사회적 가치를 잇는 가교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세미나는 4월 28일 열린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