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 없이 걷고, 뛰고, 차고”…뉴작 체감형 XR 공간 '퓨처그라운드' 인기몰이

김포공항점 체감형 확장현실(XR) 체험 공간 '퓨처그라운드(Future Ground)'.
김포공항점 체감형 확장현실(XR) 체험 공간 '퓨처그라운드(Future Ground)'.

서울 강서구 롯데몰 김포공항점 1층. 쇼핑몰 한쪽에 자리 잡은 어두운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벽면 가득 프로젝션 영상이 쏟아지고 바닥 위로 레이저 선이 그어진다. 아이들이 허공을 향해 달리고, 벽을 향해 공을 차고, 직접 그린 그림이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가상현실(VR) 고글도, 컨트롤러도, 센서 밴드도 없다. 맨몸 하나로 가상 세계에 뛰어드는 곳,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혁신상 2년 연속 수상기업 뉴작(대표 정해현)이 만든 체감형 확장현실(XR) 공간 '퓨처그라운드(Future Ground)'다.

퓨처그라운드는 크게 네 개 구역으로 나뉜다. X-Runner, XR Sports, 인공지능(AI) 체험, LiveArt-XR. 각 구역에서 총 10가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구역은 'X-Runner'다.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한 뉴작의 핵심 기술 플랫폼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AI 동작 인식 기술이 사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바닥과 벽면에 투영되는 레이저를 피하며 목표 지점까지 달려가는 '레이저 줄넘기', 사방에서 날아오는 가상 총알을 몸을 틀어 피하는 '총알 피하기'까지--아이들은 물론 함께 온 아버지들까지 승부욕에 불타 연신 재도전을 누르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XR Sports' 구역의 'XR Kicker'도 인상적이다. 벽면에 투영된 골대를 향해 실제 공을 차는 가상 축구 체험인데, 단순히 골대에 공을 넣는 것이 아니라 AI가 골키퍼 역할을 하며 난이도를 조절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실내에서 마음껏 슈팅을 날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였다.

조용하지만 몰입도가 높은 구역은 'LiveArt-XR'이다. 아이들이 직접 색칠한 동물 그림을 스캐너에 올리면, 몇 초 뒤 벽면 대형 스크린 속에서 자신이 그린 동물이 살아 움직인다.

AI 구역에서는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AI가 실사 이미지로 변환해주는 'AI K-Drawing'과 간단한 음표 배열만으로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AI 작곡 체험이 마련되어 있다. 디지털 방명록을 화면 속 하늘에 띄우는 'XR Memory Book'은 방문의 마무리를 감성적으로 마무리해준다.

퓨처그라운드를 만든 뉴작은 '헤드셋 프리 XR'이라는 독자 기술을 보유한 국내 실감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프로젝션 맵핑, AI 비전, 방향전환보행(RDW) 기술을 융합해 별도의 장비 없이도 가상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미국과 중국에 특허를 등록했으며, 유럽과 일본에도 출원 중이다.

뉴작의 대표 플랫폼 'X-Runner'는 CES 2025에서 메타버스 및 콘텐츠·엔터테인먼트 2개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고, 후속 제품 'SPORTRACK'은 XR&공간컴퓨팅 부문에서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미국 롱비치에서 열린 세계 최대 XR 컨퍼런스 AWE USA 2025에서 'Best Interaction Product' 부문 어기 어워드(Auggie Awards)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정해현 뉴작 대표는 “XR 기술이 흔히 '헤드셋을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다”며 “퓨처그라운드는 그 고정관념을 깨고,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스럽게 가상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들이 실제로 즐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퓨처그라운드는 기술의 상용화를 증명하는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김포공항점 체감형 확장현실(XR) 체험 공간 '퓨처그라운드(Future Ground)'.
김포공항점 체감형 확장현실(XR) 체험 공간 '퓨처그라운드(Future Ground)'.

퓨처그라운드가 기존 실내 체험 시설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명확했다. 키즈카페처럼 놀이기구에 아이를 맡겨두는 공간도 아니고, VR 체험관처럼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멀미를 걱정해야 하는 공간도 아니다. '몸으로 뛰어노는 디지털 놀이터'라는 콘셉트가 부모 세대에게 새롭게 다가온 것이다. 어른들만의 체험도 가능하다.

퓨처그라운드는 현재 롯데몰 김포공항점과 한화리조트 설악 쏘라노 워터피아점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김포공항점은 오는 5월 10일까지 운영될 예정으로, 체험을 원하는 방문객이라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설악워터피아점은 2025년 6월 오픈 이후 여름 성수기 동안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현재까지 상설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현대백화점 중동점 9층에서도 약 두 달간 기획전시로 운영되며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뉴작은 퓨처그라운드를 단순한 체험관이 아닌, 헤드셋 프리 XR 기술의 B2C 상용화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방(XR 슈팅 시뮬레이터), 사회복지(하남시 정신건강복지센터 XR룸), 교육(춘천 아이디어도서관), 문화유산 분야까지--X-Runner 기술이 적용되는 영역은 이미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고 있다.

정해현 대표는 “퓨처그라운드는 우리 기술이 실제 공간에서, 실제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쇼케이스”라며 “백화점에서 노는 아이의 웃음소리가 CES 무대 위의 어떤 발표보다 강력한 기술 증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국내 추가 거점 확보와 함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퓨처그라운드를 통해 한국발 XR 체험 문화를 전 세계에 수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