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빠져든 '트럼프 옆 美 여군' 사진이…음란물 서비스로 연결?

트럼프 대통령 등과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미 여군 제시카 포스터가 AI로 밝혀졌다. 사진=워싱턴포스트(WP)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 등과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미 여군 제시카 포스터가 AI로 밝혀졌다. 사진=워싱턴포스트(WP) 갈무리
전문가 “AI 생성물 가능성 높아”…메타, 계정 삭제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찍은 사진으로 SNS에서 화제를 모은 '미 여군 인플루언서'가 실제 인물이 아닌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짜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제시카 포스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이 계정은 최근 수개월 사이 급속도로 팔로워를 늘리며 100만명 이상을 확보했다. 해당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사이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끌었다.

포스터는 자신의 SNS에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등 주요 국가 정상들과 함께 찍은 듯한 사진을 연이어 게시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공개된 이미지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활주로를 나란히 걷는 장면, 행사장에서 연설하는 모습, 중동 해역 미군 함정 위에 서 있는 모습 등 현실처럼 보이는 상황들이 포함돼 있었다.

특히 약 4개월 동안 올라온 50여 개 게시물에는 10만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일부 지지자들은 그의 외모와 애국적 이미지를 찬양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포스터는 단순 인플루언서를 넘어 '상징적 존재'처럼 소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게시물마다 군복에 표시된 계급이 일관되지 않았고, 일부 사진은 세부 묘사에서 부자연스러운 흔적을 보였다. 여기에 일부 게시물이 음란물 구독 서비스로 연결되면서 상업적 목적에 대한 의심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해당 이미지가 AI 생성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딥페이크 전문가 샘 그레고리는 “이미지 출처가 불분명하고, 실제 군 복무 이력도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며 “현실 인물이라기보다 특정 집단의 욕망을 반영해 만들어진 전형적인 AI 캐릭터”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미 육군 측도 공식적으로 “해당 이름의 복무 기록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혀 가짜 논란에 힘을 실었다. 이후 메타는 이 계정이 자사 정책을 위반했다며 삭제 조치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사례에 대해 “AI 기술을 활용한 정치적 이미지 조작이 얼마나 빠르게 대중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애국주의적 메시지와 선정적 요소를 결합해 관심과 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계정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AI 기반 가짜 인물이 정치적 선전이나 여론 형성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인물과 구별이 어려운 수준의 이미지가 확산될 경우, 향후 선거 국면이나 국제 정세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정보 조작이 더욱 빈번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