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카드의 애플페이 3월 도입이 결국 무산됐다. 서비스 출시 준비는 마무리했으나 삼성페이 수수료 문제가 변수로 작용했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카드는 당초 3월 마지막 주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도입을 보류했다. 대신 애플과 애플페이 연동 재계약을 체결했다. 양사 계약이 3월 종료로 재계약을 통해 사업 권한을 유지하면서 출시 시점을 뒤로 미룬 것이다.
기술 준비는 이미 완료한 상태다. 신한카드를 비롯해 부가가치통신망(VAN)사와 PG사, 내부 개발 인력까지 연동 작업을 마쳤고, 임직원 대상 베타 테스트를 통해 데이터와 안정성 검증도 충분히 진행했다.
그러나 삼성페이의 수수료가 가장 큰 변수다. 삼성페이는 최근 카드사에 인증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거론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당장 수수료를 인상하기보다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며 “이는 애플페이 도입 여부에 따라 수수료 정책을 조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수수료 정책으로 애플페이를 견제하는 것으로 일부 카드사에는 수수료 인상과 관련한 계약서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애플페이와 수수료 역차별을 근거로 인상 근거를 내세운다. 삼성페이가 '무료 수수료'인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결제 구동 단계에 들어가는 비용을 카드사가 대신 부담하는 구조다.
삼성페이의 승인·인증 과정이 카드사 서버에서 이뤄진다. 카드사가 결제 과정에서 생기는 생체인증 비용 등을 부담해왔다. 여기에 인증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삼성페이가 2015년 서비스를 출시할 당시, 카드사 시스템을 이용하는 대신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주요 카드사와 협약을 맺어 간편결제 확산을 이끌었다.
그러나, 삼성페이가 간편결제 1위가 되면서 이제는 개별 카드사에 수수료 협상 카드를 내밀며 애플페이 견제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마다 수수료가 달라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움직임이다.
반면 NFC 결제인 애플페이는 국제결제표준(EMV)을 적용한 구조로 단말기 내 보안칩으로 토큰 생성과 인증을 직접 수행한다. 이에 카드사로부터 건당 수수료를 받는다.
또한 애플과 삼성의 글로벌 정책 일관성 문제도 있다. 애플페이는 나라 별로 수수료율 차이는 있으나 전체 국가에 유료화 정책을 펼친다. 한편, 삼성페이는 극히 일부 국가에만 유료화를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까지 편입을 검토하는 것이다.
카드사는 정부 규제로 수수료율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한 상황에서 삼성페이 유료화에 따른 수수료 이중 부과를 감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애플페이 도입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신한카드는 5월 전후를 새로운 목표 시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삼성페이 수수료 협상이 이어지면서 추가 지연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5월 출시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페이 도입이 1년 이상 지연되면서 고객들의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 카드사 내부는 물론 연동에 참여한 VAN·PG 업계에서도 일정 지연에 따른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는 평가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