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있는 걸 이제 알았다고?”…美서 닭다리·허벅지살 갑자기 인기폭발 왜?

물가 오르고 아시아·히스패닉계 인구 증가로 식문화도 변해

사진=챗GPT
사진=챗GPT

미국 소비자들의 닭고기 선호 부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오랫동안 '저급 부위'로 여겨졌던 닭다리살과 허벅지살 등 이른바 다크 미트가 물가 상승과 식문화 변화에 힘입어 미국 식탁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써카나에 따르면 다크 미트를 활용한 닭고기 다짐육 판매량은 최근 1년 사이 23.1% 증가했다. 저지방·고단백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오랫동안 시장을 장악했던 닭가슴살 중심 소비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다크 미트가 오랫동안 외면받은 데에는 제도적 배경도 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1994년 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에는 '건강식' 표시를 붙일 수 없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은 닭가슴살은 이 기준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인기를 끌었고, 맥도날드이 2003년 '100% 화이트 미트' 맥너겟을 내세워 큰 성공을 거두면서 닭가슴살 선호는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미국 내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들 문화권에서 익숙한 닭다리살과 허벅지살이 외식 시장 전반으로 확산했고, 다크 미트에 대한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페킹 하우스는 오리기름과 칠리오일에 재운 닭 허벅지살 샌드위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메뉴는 '뉴욕 최고의 샌드위치'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미국 식문화 변화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경제적 이유도 다크 미트의 인기를 키웠다. 미국에서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로 눈을 돌렸고, 그중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닭다리살과 허벅지살 수요가 크게 늘었다.

수요 급증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뼈 있는 다크 미트 가격은 5년 전보다 93% 뛰었다. 한때 미국에서 남는 부위로 취급돼 해외에 헐값에 수출되던 닭다리살과 허벅지살은 이제 미국 가금류 시장 성장을 이끄는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