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기를 서로 변환할 수 있는 '열전 소재'가 버려지는 열을 활용하는데 높은 활용도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낮은 온도·압력 조건에서 '은 셀레나이드(Ag₂Se)' 기반 친환경 고성능 열전 소재를 개발했다.
화학연은 강영훈 박사팀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31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대표적인 열전소재는 비스무스 텔루라이드(Bi₂Te₃) 소재 계열인데, 재료로 쓰이는 텔루륨 등 희귀 원소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독성이 있다. 또 제조 시 분말 합금화와 응집 공정을 거치는데 높은 열전 성능을 얻기 위해 합금·도핑 등 복잡한 조성 제어가 필요하다.
연구팀이 활용한 Ag₂Se 소재는 매장량이 풍부한 은과 셀레늄만 활용해 재료를 단순화했고, 제조 과정에서 유해 물질 배출이 없다.
연구팀은 이런 Ag₂Se 나노입자를 수용액 공정으로 합성한 뒤, 셀레늄을 추가 첨가한 새로운 조성을 설계했다. 이후 간단한 열처리 공정으로 고밀도 열전소재를 만들어냈다.
핵심 원리는 셀레늄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액체로 변하는 특성을 활용해 액상 소결과 유사한 효과를 구현한 것이다. 열처리 과정에서 셀레늄이 액체 상태가 되면서 은 셀레나이드Ag₂Se 나노입자 사이로 스며들어, 빈 공간을 채우고 입자들을 서로 결합·성장시키면서 치밀한 고밀도 구조를 형성한다. 이 구조는 전기가 잘 흐르면서도 열 전도율은 효과적으로 억제하여, 온도 차이에 따른 발전 효율과 열전 성능을 높인다.

실험 결과, 개발된 n형 Ag₂Se소재는 약 120도에서 열전 성능지수(zT값) 0.927을 기록해, 상용화된 n형 Bi₂Te₃계 소재 성능지수 1.0에 근접한 결과를 보였다. 또 압축 강도와 탄성률이 기존 소재 대비 2배 이상 향상돼 형태 복잡한 제품에도 빈틈없이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최대 약 1000도에 달하는 고온 공정이나 수백 메가파스칼(㎫) 수준 고압 소결(응집) 공정 장비 없이, 약 350도의 비교적 저온, 상압에서 열처리만으로 고밀도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 공정 단순화와 제조 비용 절감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기술은 산업 공정 폐열, 데이터센터, 태양열 발전 등에서 열을 전기로 바꾸는 소형 발전 시스템에 활용이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기나 헬스케어 센서의 보조 전원으로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번 성과는 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에 지난 1월 게재됐다. 화학연·창원국립대의 정명훈 박사후연구원과 박병욱 화학연 박사가 1저자로, 강영훈·한미정 화학연 박사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