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인 여성 기자가 바그다드에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이라크 내무부는 외국인 여성 기자가 바그다드에서 납치됐다고 확인하고,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납치된 기자의 국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구조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셸리 키틀슨으로 알려진 피해자는 민간인 복장을 한 남성 4명에게 붙잡혀 차량에 강제로 실려 갔다. 경찰은 납치범들이 향한 바그다드 동부를 중심으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 추격 과정에서 차량 2대가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 중 한 대는 바빌주 알하스와 인근에서 전복돼 용의자 1명이 체포됐다. 그러나 키틀슨은 다른 차량으로 옮겨져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틀슨은 로마에 거주하는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등 분쟁 지역을 취재해 왔다. 그는 알모니터, BBC, 폴리티코 등에 기고해 왔다. 알모니터는 성명을 내고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그녀의 안전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의심하고 있다. 키틀슨의 지인인 알렉스 플릿새스는 자신의 X 계정에 “내 친구 셸리 키틀슨이 납치됐으며 카타이브 헤즈볼라에 의해 바그다드에 억류돼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국무부의 대외협력 담당 차관보인 딜런 존슨도 “카타이브 헤즈볼라와 연계된 인물이 이라크 당국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키틀슨이 납치되기 전부터 위협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존슨 차관보는 “국무부는 해당 인물에게 위협 가능성을 경고하는 의무를 다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석방될 수 있도록 연방수사국(FBI)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이라크를 여행금지 4단계 국가로 지정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에게 즉시 출국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 체류 중인 미국인들에게도 경보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호텔과 미국 기업, 교육기관 등 미국인들이 모이는 장소가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협조한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보복을 예고한 직후 나왔다. IRGC는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18개 미국 기업을 공격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