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으로 폰 보셨죠”… 美 경찰, 오른손 없는 장애 운전자 허위 단속 논란

선천적 장애로 오른손이 없는 미국 여성 캐슬린 토마스가 교통 단속에 해명하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틱톡(slightlyoff.balance) 캡처
선천적 장애로 오른손이 없는 미국 여성 캐슬린 토마스가 교통 단속에 해명하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틱톡(slightlyoff.balance) 캡처

미국에서 경찰이 장애로 인해 오른손으로 휴대전화를 볼 수 없는 운전자에게 휴대전화 사용 범칙금을 부과해 논란이 일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장애인 운동선수 캐슬린 토마스(36)는 지난 2월 플로리다주 레이크워스에서 운전하던 중 교통 단속 중이던 팜비치 보안관 사무소 소속 경찰관으로부터 차를 세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경찰관은 토마스에게 “운전 중 오른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단속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토마스는 선천성 기형으로 오른팔이 팔꿈치까지만 있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토마스는 오른팔을 들어 올려 보여주며 결백을 증명했으나, 경찰관의 태도는 완고했다.

선천적 장애로 오른손이 없는 미국 여성 캐슬린 토마스가 교통 단속에 해명하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틱톡(slightlyoff.balance) 캡처
선천적 장애로 오른손이 없는 미국 여성 캐슬린 토마스가 교통 단속에 해명하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틱톡(slightlyoff.balance)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보디캠 영상에 따르면, 경찰관은 토마스에게 “오른손으로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신에게 맹세하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토마스는 이를 농담으로 생각하고 장애가 있는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손이 신에게 있다”고 하자 경찰관은 “왼손을 들어 올리라”고 강요했다.

경찰관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토마스의 운전면허증과 차량등록증을 확인하고 '운전 중 무선 통신 금지법 위반' 혐의로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116달러의 범칙금이 부과됐다.

토마스는 CBS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지만, 경찰관이 전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금방 불안해졌다”며 “영상을 다시 돌려보면서 내가 당시 얼마나 큰 수치심과 불편함을 느꼈는지 새삼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경찰관은 내가 (손이 없는) 오른팔을 들어 올리는 것이 충분하지 않다고 여긴 것 같다. 이 손을 준 것이 그 신이라는 걸 생각하면 모순적인 태도”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억울한 단속에 분노한 토마스는 보디캠 영상을 입수해 이를 틱톡 등 SNS에 공유했다.

해당 영상은 사지 기형을 가진 이들에 대한 경찰의 무지함과 강압적인 태도로 공분을 사며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고, 게시 이틀 만에 조회수 2330만 회, 좋아요 310만 개를 기록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경찰이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 억지를 부리고 있다”, “사과 한마디면 끝났을 일”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온라인상에서 비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법원 심리를 불과 이틀 앞두고 단속 경찰관이 직접 고발 취소를 요청하면서 이번 사건은 기각 처리됐다.

논란에 대해 팜비치 보안관 사무소 측은 성명을 통해 “당시 부보안관은 시각적 관찰에 근거해 단속을 시작했던 것”이라며 “다만 주 법령을 검토하고 단속 소프트웨어상의 위반 표기 모호성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범칙금 티켓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토마스는 자신에게 범칙금을 부과한 경찰관을 향해 “이봐, 당신도 알고 있었잖아”라며 “악의를 가진 행동은 아니었으리라 믿지만, 이번 사건에서 당신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예를 들어, 신에게 기도하라고 강요하는 행동을 말이다”라고 일갈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