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위기경보 '경계' 격상…가스도 '주의' 상향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걸프전 이후 가장 강력한 조치
8일부터 공공차량 2부제 시행

2일 0시를 기점으로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3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천연가스도 관심(1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높아졌다. 원유에 대한 '경계' 조치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이 시행된 작년 2월 이후 처음이며, 이는 민간 차량 10부제를 강제했던 걸프전 이후 가장 강력한 조치다.

정부는 1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로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국내 원유 도입 차질이 가시화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1일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20일 국내에 입항한 이후, 열흘 넘게 해당 노선을 통한 원유 도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천연가스는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하지만, 동아시아 국제가격 급등이 전력과 난방 요금에 미칠 타격을 고려해 선제적 수요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정부는 전방위적 수급 관리와 공급 확대 방안을 가동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대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각 지역 상무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원한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을 국내로 가져오고 민간이 대체 원유 선적을 확인하면, 정부 비축유를 먼저 내어주고 나중에 돌려받는 스와프(SWAP) 방식도 적용한다. 천연가스 수요 관리를 위해서는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석탄발전소 폐지 시기도 늦춘다.

수요 관리 및 시장 감독도 한층 강화된다. 공공기관에서는 오는 8일부터 기존 승용차 5부제 대신 홀짝제 방식으로 운영되는 2부제를 시행한다. 아울러 공영주차장과 공공기관을 방문하는 민원인 차량에도 5부제를 도입한다. 다만 민간 분야에 대해서는 자율적 5부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수급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나프타와 석유제품은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토록 유도한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나프타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재정 지원도 병행한다. 범부처 합동점검단은 실시간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민생 안정을 위한 최고가격제 위반 등 유통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제3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을 비상 경제 대응 컨트롤타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국민에게 일상의 삶을 이어가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는 주요 품목의 수급 상황과 대응 조치 등을 국민께 투명하게 알리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업에는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경제 주체가 한 걸음씩만 더 함께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 더 나은 내일을 확실하게 만들어가겠다. 걱정 크게 하지 말고 일상적인 삶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